“좌파 스님 두 분 몰아낸다는 소문 이미 파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3-23 13: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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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스님-최문순 의원, 의혹제기...후폭풍 예고 [시민일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압력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김포 용화사 주지 지관스님은 23일 “안상수 원내대표가 정말로 좌파 운운했다면 불자들을 무시하고 승려들을 무시하는 폭언”이라며 “얼마나 불자나 스님들을 무시했으면 좌파라는 말을 하겠는가”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한 후 "좌파주지라는 말은 결론적으로 불교를 폄하하고 불교에 대한 전면적인 종교탄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지관스님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아서 진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조계종 내에 소문이 파다하다. 1순위로 강남의 봉은사 주지 정리하고 2순위는 강북 수유리에 있는 화계사 주지(수경스님)를 정리해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사찰 운영권을 둘러싼 조계종 종단 내 분쟁인 만큼 명진 스님 주장에 일체 대응하지 않겠다"면서 "종단 분쟁에 왜 나를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지관스님은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과 관련해서 명진 스님의 여러 가지 대응들은 조계종 총무원장이나 조계종 총무원 또는 중앙종회와 봉은사의 갈등 문제가 아니다. 만약에 안상수 원내 대표가 이를 조계종단의 문제로 바라본다면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시각이다. 이것은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회피를 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좌파스님 두 분 몰아낸단 소문 이미 파다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한분이 강남에서는 명진스님이시고 강북에서는 수경스님이시라고 지금 화계사의 주지스님이시다. 4대강에 대해서 가장 비판적이시고 여주에서 컨테이너 사찰을 지어놓고 계신 분이다. 그런 소문이 파다한 중에 이런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불교계에서는 이미 사실이고 이런 일 외에도 각종 다른 형태로 압력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런 발언했다 치더라도 과연 이런 발언 때문에 봉은사가 독립성을 잃고 직영사찰이 됐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직영사찰로의 전환과정이 매우 무리했다. 절차상의 하자가 있는데도 급박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충분히 정황증거가 된다”고 답변했다.

이에 사회자가 ‘투표해서 결정된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고, 최 의원은 “조계종의 의사결정구조가 국회와 거의 같다. 직영사찰 상정안이 상정 됐는데 국회로 말하면 상임위에서 부결이 됐다. 1차 부결 된 법안을 총무원장께서 직권상정을 해가지고 임시국회에서 통과했다. 말하자면 이게 정부입법안으로 보시면 된다. 의원입법안이 있고 정부입법안이 있는데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 보내서 직권상정해서 통과시킨 것, 그러니까 지난 번 언론법 통과과정과 같다고 보시면 된다. 그렇게 무리하게 통과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봉은사 주지, 특히 봉은사 신도회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고 무리한 이유가 달리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황증거가 된다. 그것보다도 안상수 그리고 고흥길 위원장이 개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다. 직영사찰과 연결성 문제를 입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작년 말부터 좌파척결이라는 관점에서 언론 문화 예술 종교 심지어 경제계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사안”이라며 “MBC 좌파 청소한다는 발언이 있었고 작년 12월에는 언론재단, 작년 11월에는 KBS, 그로부터 한 달 전인 10월에는 YTN 사장들이 바뀌어서 내부 물갈이가 거의 완성된 상태고, 영화계에서도 진행이 되고 있다. 작년 9월에 영화진흥회의 조희문 위원장이 취임을 해서 말썽이 되고 있는 독립영화진흥관, 영상미디어센터, 시네마테크 운영 사업자들을 모두 몰아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환타스틱영화제 등도 좌파 영화인들이 주도한다고 규정하고 물갈이가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날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봉은사 논란은 전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얼마 전에 좌파 교육으로 아동 성폭력 범죄가 늘어난다’ 이런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것도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 녹음까지 봤더니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일부 언론에서 잘못 보도를 했다. 그래서 그것도 여기서 얘기할 필요가 없는 얘기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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