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징글징글한 어머니 사랑 보여주고 싶어”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3-23 19: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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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정엄마’서 딸 위해 물불 안가리는 모성 연기 “항상 들어도 가슴 찡한 얘기는 부모다. 항상 생각을 하면서도 잊어버리는게 부모가 아닌가. 요즘같이 힘들고 어려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시대에 영화로나마 온 가족이 부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
배우 김해숙(55)이 22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친정엄마’(제작 동아수출공사) 제작보고회에서 부모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흔네살의 몸이 불편한 노모와 딸이 있다. 엄마이자 딸인데, 엄마로서 걱정이 돼서 딸한테 얘기하면 딸은 잔소리라고 한다. 그런데 나도 엄마가 걱정을 하면 잔소리라고 생각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내가 무남독녀라 아들처럼 어머니를 모신다. 항상 옆에 계시니 친정엄마의 소중함을 모를 수 있다고 느낀다.”
또 “어머니는 내가 적지 않은 나이인 데도 ‘밥은 먹었니?’, ‘차조심해라’라고 내가 딸한테 하는 것처럼 걱정을 한다”며 감사해 하기도 했다.

친정엄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 원작이다. 김해숙은 무식하고 이 세상에 아는 것이라고는 딸밖에 없는, 심지어는 딸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시골 친정엄마를 연기했다.

“영화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살려 다른 해석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면서 “지금까지는 강하고 개성있는 엄마 역할을 해왔다. 배우로서 징글징글한 대한민국 어머니상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강할 수도 약할 수도 또 무서울 수도 있다. 그런 점을 중점으로 표현했다”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감정들보다는 영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끌어내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딸 ‘지숙’ 역을 맡은 박진희(32)는 “우울하고 다운되는 감정의 연속이었다”면서 “시나리오 자체는 쉬웠지만 막상 연기를 하려니 고민되고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극중 모녀지간의 호흡은 어땠을까. “지방에서 한 달 정도 촬영을 했는데 진짜 엄마처럼 한약 챙겨주고, 전화해주고 안아주고 했다”는 것이 박진희의 전언이다. 김해숙는 “더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못했다. 딸같이 재밌게 촬영했다”며 웃었다.

두 배우에게 영화에서처럼 2박3일이 주어진다면 “젊었을 때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엄마와 같이 보낼 시간이 많지 않다.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희망했다.

유성엽(34) 감독은 친정엄마가 장편 데뷔작이다. “기본적으로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라며 “연극이 주는 어법과 영화가 주는 어법이 다르다. 연극이 보여주는 호소적인 면보다는 잔잔한 울림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진희는 “아침에 삽겹살과 떡갈비를 먹기도 한다”며 특이 식성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박진희는 “저희 어머니는 다른 잔소리는 안하지만 ‘밥먹으라’며 아침을 진수성찬으로 챙겨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어머니랑 있는 시간이 아침 밖에 없어서 아침 한 끼를 잘 차려주고 싶은 것 같다”며 “안 먹으면 서운해하고 마음 아파해 먹다보니 이제 버릇이 됐다”고 전했다.

“아침에 뭐 먹어서 속이 안 좋은 음식은 없다”면서 “매니저나 다른 사람들이 ‘아침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가’라고 되게 놀란다”며 웃었다.

영화 ‘친정엄마’는 딸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극성 엄마(김해숙)와 초보 엄마가 된 딸(박진희)이 34년 동안 미뤄온 생애 첫 2박3일 데이트를 즐기는 이야기다. 4월22일 개봉 예정이다.

4월2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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