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6.2 후보들 속앓이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4-04 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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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좌파발언'…한명숙 재판…꼬리 무는 악재들 [시민일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악재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발언’에 이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축소된 재판' 천안함 침몰에 따른 ‘불편한 진실찾기’,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한 ‘여권 내 갈등’ 등으로 인해 한나라당 후보들은 입맛이 쓰다.

◇좌파발언=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인해 묻혀 버린 듯이 보이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좌파발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좌파 주지' 발언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지방에 내려갔다가 천안함 침몰과 함께 슬그머니 당무에 복귀했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누님 병문안"을 이유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23일에는 임시회 기간 중임에도 화요일마다 관행적으로 열렸던 원내대책회의가 생략되기도 했다. 지난 25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봉은사 직영 전환 외압 의혹', '좌파 주지 발언 의혹' 등에 대한 언론의 질문 공세에도 굳게 침묵을 지킨 바 있다.

그러던 그가 당무복귀와 함께 야간 옥외집회 금지를 골자로 하는 집시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하고 나섰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올해는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해이고 어느 때보다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며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의 4월 국회 처리를 주문했다.

그러나 야간 옥외 금지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집시법 10조는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바 있어 안 원내대표의 집시법 개정안 처리 요구는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불안한 요소들이 한나라당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축소된 재판=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겨냥한 ‘뇌물 공판'이 당초 뇌물 10만달러 수수 의혹에서 5만달러 기소를 거쳐 골프채 980만원 수뢰로 공방을 벌이다가 급기야 퇴임 이후 가족여행 시 그린피 30만원 수수의혹으로 '축소된' 재판과정이 한나라당 출마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출마자들 사이에서' 검찰의 과잉충성이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을 해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전총리 사건이 유죄가 선고되면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반대로 무죄가 선고되면 한 전 총리가 `표적수사'의 정치적 희생양으로 인식되면서 진보진영의 급속한 표 결집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무죄선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일반론이다.

◇불편한 진실찾기= 시간이 지날수록 천안함 침몰에 대해 정부가 무엇인가를 감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국민들 사이에 넓게 퍼지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감추려는 '진실찾기’ 게임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되고 있을 정도다.

그 중 군이 천안함 사태 최초 상황 발생 시간을 언론을 통해 공식 발표한 것보다 7분 빠른 26일 밤 9시 15분으로 인지하고서도 이를 다르게 발표한 배경이 핵심의혹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천안함 최초 상황 9시 15분 발생 주장은 해경의 발표 시각, 실종자 가족들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의문의 7분'이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이 그 동안 사건 발생 시간을 의도적으로 늦춰 국민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군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천안함 소속 2함대사령부는 사고 당일(3월 26일) 밤 9시 15분, 최초 상황 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다. 함대사령관은 작전처장과 직접 상황 관련 통화를 한 것도 확인됐다.

이 시간은 구조작업에 투입된 해경이 지난달 28일 보도자료에서 밝힌 사고 시각과 일치한다.

특히 9시 15분은 이미 국방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사고 내역 브리핑에서도 간접 기록된 시간이다.

이날 국방부 자료를 보면 "해난구조대(71명)는 상황 발생 40분만인 21:55에 비상소집되어…"(7쪽)라는 구절이 나와 군이 사고 시각을 밤 9시 15분으로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지난 1일 군의 자료에서 추정 가능한 시각과 해경의 최초 발표, 그리고 이날 가 입수한 군의 상황일지가 모두 사고 발생 시각을 지난달 26일 밤 9시 15분으로 인식했음이 일치한 셈이다. 그러나 군은 그 동안 사고 발생 시각을 줄곧 늦춰 발표했다.

이에 따라 26일 밤 9시 15분부터 군의 공식 사고 발표 시간인 9시 22의 7분 동안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즉 26일 밤 9시 15분경, 천안함에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상황이 발생했고 뒤 이어 9시 20분 폭발음이 났으며, 2분 뒤에는 함미가 완전히 가라앉아버린 것이다.

상황일지 내용만 놓고 보자면 9시 15분과 9시 20분, 두 차례에 걸쳐 천안함이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함장은 함장실에 있고, 사병들은 취침 준비를 하거나 후타실에서 운동을 하는 등 평시와 다름없는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저런 의문점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권갈등= 한나라당 밖 박근혜 전 대표 지지정당인 친박연대가 지난 2일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선언했다.

갈등이 봉합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세종시 수정안은 여전히 갈등의 뇌관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즉 한나라당 세종시 중진협의체의 활동기간이 끝나는 이달 중순을 전후로 당내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이 다시 한번 맞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친이는 중재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수정안으로 당론변경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지만 친박은 `결사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친이, 친박 싸움에다 수정안 반대쪽인 민주당 등 야당이 가세하면 정치권은 세종시 소용돌이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결국 세종시 수정안 공방도 한나라당 후보들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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