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12일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이 수석이 대체 어떤 행위를 했기에 네티즌들이 분노한 것일까?
명진 스님은 전날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김영국 위원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 대표의 `좌파 주지' 발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 대통령 직속기구 인사와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이동관 수석과 통화하면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명진스님은 당시 이 수석이 김영국 위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사면 복권을 거론하며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즉 사면복권을 시켜줄 테니 예정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
김 위원이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하자 이 수석이 쌍욕을 했다는 얘기를 김 위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명진스님은 밝혔다.
문화사업단의 김 위원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 수석은 이날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며 "김영국씨와는 면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직접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명진 스님을 겨냥, "종교지도자로서 허위사실을 얘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공개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는 으름장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이는 이동관 수석과 김영국씨, 단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진실이다.
따라서 ‘누가 맞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누구의 말이 더 진실에 가까운지 가늠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일단 네티즌들은 대부분 이동관 수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날 오후 3시경 이 기사에 댓글이 무려 3200여개가 달렸는데, 거의 전부가 이 수석을 비난하는 글들이었다.
‘올리브’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요미우리나 고소해 네가 고소해야할 상대는 요미우리지 명진 스님이 아니야”라는 댓글을 남겼는데, 추천수가 1143개에 달했다.
‘소유니’는 “도대체 당신이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도 궁금하다”고 비아냥거렸고, ‘노랑안경’은 “무법자들이 법은 어지간히 좋아해”라고 꼬집었다.
또 ‘마당’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지 말고 걍 고소해라. 솔직히 국민은 명진스님 말을 믿지 이동관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성직자가 거짓말 했을 리 없고 정치하는 넘이 진실을 말할 리 없다”고 밝혔다.
또 한 네티즌은 “전화통화였기 때문에 증거도 없다 이거지? 그래서 큰 소리 치는 거냐?”고 꼬집었고, 다른 네티즌은 “왜일까? 당신이 스님보다 욕심이 많아보인다”고 지적했다.
물론 네티즌들 역시 정확하게 진실을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네티즌들은 왜 명진스님의 말을 더 신뢰하고, 이 수석의 말은 믿지 못하는 것일까?
불교 용어로 말하자면 업보(業報) 때문이다.
그간 이 수석이 보여 온 행위들은 결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었다.
실제 이 수석은 정권 초기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땅투기' 의혹 등으로 사퇴 요구를 받아온 인물일 뿐만 아니라, 본인의 투기의혹 기사를 게재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삭제 압력을 행사한 의혹까지 받고 있다.
따라서 네티즌들은 그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기자회견 취소 압력도 행사했을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은 종교개입도 모자라 명진스님을 알지도 못한다는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청와대 홍보수석은 또 이를 부인하고 있으니 정말 이명박 정권은 못 믿을 정권인 것 같다.
그나저나 ‘이명박’을 앞세운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과연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이동관 수석을 향한 네티즌들의 돌팔매가 아무래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들을 향한 유권자들의 매서운 회초리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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