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내부폭발이냐, 외부폭발이냐 하는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런 와중에 이른바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보수언론들은 은근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기사를 마구잡이로 써대고 있다.
실제 어느 신문은 ‘북한군이 중국 배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원거리에서 쐈을 것’이라고 보도했는가 하면, 또 다른 신문은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물론 구체적인 근거는 없는 그저 추측일 뿐이다.
이 같은 추측성 보도가 나오는 이유는 단 하나.
민군합동조사위원회가 최근 외부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정말 북한의 도발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응징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북한 도발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뉴시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사고 당시 사고지점인 백령도 인근 서해상에는 천안함 이외에도 미국 이지스함 Lassen(9155톤), Curtis Wilbur(8950톤) 2척과 한국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최신예 전투함인 최영함, 윤영하함 등 2함대 배속 함정이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이들 함대는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2010 한미합동 독수리훈련'을 실시 중이었으며, 천안함은 26일에 침몰됐다는 것.
따라서 그 기간에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탐지능력이 평시보다 훨씬 더 강화됐을 것이다. 만일 북한이 도발을 강행한다면, 하필 그런 시점을 선택해 공격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더구나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어뢰를 발사했는데도 미군 함정과 우리 함정이 모두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북한의 무기체계가 우리는 물론 미군보다도 훨씬 우수하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 일인가?
북한이 미군의 첨단 레이더망에도 걸리지 않는 신물질을 개발해 그걸로 잠수정을 만들고, UFO 수준의 어뢰를 개발했다면 몰라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정부 당국자는 은근히 북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발언들을 뱉어내고 있다.
오죽하면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북한이 했기를 바라고 그로 인해서 공안정국이 조성되고, 북한에 대한 냉전적인 긴장 국면이 되살아나는 것을 바라는 사람도 있지 않는가하고 우려된다”고 말했겠는가.
정말 외부폭발이라면, 북 도발 가능성 보다는 현실적으로 한미합동훈련 중에 발생한 '오폭' 사고일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부 당국은 왜 이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조차하지 않는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던 정부는 오히려 ‘미군 오폭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사를 향해 입막음을 하려 들고 있다.
실제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서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연합훈련 중 오폭에 의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가자마자 즉각 "관련 기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 도발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이나, 내부폭발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 등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던 정부 당국이 유독 미군 오폭 가능성 기사에는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속담을 연상케 하지 않는가.
더구나 미군은 훈련 도중 오폭에 의해 터키해군 구축함 무아베네호를 침몰시킨 일도 있었다.
지난 1992년 10월 2일 저녁, 미해군 항공모함 사라토가(USS Saratoga)호는 미국,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등의 국가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연례 해상군사훈련(Display Determination 92) 도중 2250톤급 터키 구축함 무아베네(Muavenet)호에 실수로 두 기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에게해에서 훈련 중이던 무아베네호는 한밤중에 날아온 이 미사일 중 하나를 맞고 침몰, 5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당했다.
미군은 당시 훈련의 일환으로 시뮬레이션 상으로만 발사하기로 돼 있었는데, 실수로 실제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발표했으나, 사고 직후 미군 유럽사령부 해군대변인은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훈련에 미사일 발사 자체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폭로했다.
결국 사고의 원인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역사 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어쩌면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이 '한국판 무아베네호 사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미군 오폭’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 놓고,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 이 같은 진실을 덮는 대가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원 아래 2012년에 개최되는 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 열게 된 것이라면 그것은 과실(果實)이 아니라 독(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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