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한 민군 합동조사단 황원동 정보본부장은 20일 "이미 사용된 어뢰 종류와 작전 해역의 수심을 종합 분석한 결과 연어급 잠수정 한 척이 도발에 사용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사고원인 조사 결과 발표에서 "해당 기간 중 상어급 잠수함 한 척과 연어급 잠수정 한 척이 각 기지에서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이어 "침투 도발 경로는 수중으로 서해 외곽을 우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즉 북한 연어급 잠수정이 우리나라 서해안 깊숙이 침투해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유유히 빠져나갔다는 것.
만일 합조단의 이 같은 발표가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뜻으로 당연히 군 최고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해군참모총장, 백령도 주둔 해병대 여단장 등은 모두 옷을 벗어야 한다.
특히 천안함 침몰 당시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북 잠수정을 그대로 돌려보낸 속초함 함장은 직위 해제는 물론 군사재판에 회부해 그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게 맞다.
이명박 정권하의 군(軍)이 얼마나 무능했으면, 이런 공격을 당하고도 적함을 침몰시키지 못했겠는가.
이는 김대중 정권 당시의 군(軍)과 비교할 때 너무나 무능한 것 아니겠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에 이른바 ‘연평해전’이 두 차례나 발발했다.
첫 연평해전은 지난 1999년 6월에 있었다.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선제포격으로 촉발된 전투에서 우리 해군은 북한 어뢰정 1척을 격침시키고 경비정 5척을 대파시키는 등 완승을 거두었다.
그로부터 약 3년 뒤 지난 2002년 6월 29일 서해 NLL에 북한 경비정이 다시 나타나 해군에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이른바 ‘제2연평해전’이다.
당시 우리 해군은 참수리 357호가 침몰하고 25명이 사상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북한 역시 경비정 1척이 대파되고 무려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채 가까스로 도주했다.
비록 우리의 피해가 컸지만 북측의 피해 역시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반면, 이명박 정권 하에 발발한 이번 천안함 침몰사건은 우리 해군의 완패다.
적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유유히 왔던 되돌아 갈 수 있었다.
합조단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 얼마나 무능하고 한심한 우리 군의 모습인가.
그동안 ‘안보 무능’을 지적해 왔던 김대중 정권이나 노무현 정권 때도 우리 군이 북측과의 교전에서 이렇게 완패한 적은 단 한번 도 없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우리 군의 안보에 구멍이 크게 뚫린 것이다. 참으로 걱정이다.
어쩌면 이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국방 등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이명박 정부의 안보관계장관회의 참석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군대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군미필자들이기 때문이다.
실제 안보장관 회의 참석자들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정길 대통령실장, 원세훈 국정원장 등 군 면제자들이 절반 가까이나 된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즉 군 미필자들이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이끌어 가는 상황에서 국방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은 최소한 안보관계장관회의 참석자들만이라도 군필자들로 교체하는 성의 있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 주기 바란다.
아울러 합조단이 북측 도발이라고 결정내린 만큼,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해군참모총장, 속초함 함장 등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도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정부의 발표에 의구심을 품은 국민들이 많은 상황이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는 말이다.
이런 때에 이 대통령이 이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버린다면, 그런 불신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해군참모총장, 속초함 함장 등을 모두 벌할 수 있을까?
만일 합조단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합참의장, 해군참모총장, 속초함장 등을 모두 이등병 강등 전역조치를 취할 수 있겠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그들을 함부로 벌하지 못할 것이다.
그랬다가는 그들이 숨겨진 어떤 진실을 국민들 앞에 폭로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지켜보겠다.
무려 46명의 무고한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책임을 이명박 정권과 그 군이 어떻게 지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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