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의 이승렬(21)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포스코컵2010 4강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2 완승과 결승전 진출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이승렬은 1-2로 서울에 서서히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후반전 37분 수원 수비수를 모두 따돌리고 몸을 날리는 골키퍼까지 가볍게 넘기는 여유있는 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3-2로 앞서던 연장 후반전 10분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로 라이벌전 승리와 결승전 진출을 자축했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속해 큰 무대를 경험한 이승렬은 분명 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한결 여유 넘치는 플레이와 간결한 움직임은 21살 나이와 어울리지 않았다.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다.
이승렬은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뛰었더니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남아공월드컵을 경험한 후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월드컵을 다녀오고 나서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오늘 넣은 첫 번째 골이 월드컵을 통해 발전한 나의 모습을 잘 보여준 장면같다"고 말했다.
후반전 37분 골을 넣을 당시 이승렬의 움직임은 '정중동(靜中動)'이라 할만 했다. 거칠게 달려드는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들어 골키퍼와 맞닿은 다급한 상황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가볍게 차 골문을 갈랐다.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57)은 이날 승리의 주역을 "모든 선수들"이라며 특정 선수를 지목하지 않았지만 월드컵을 다녀온 이승렬에 대해선 "자신감과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젊은 선수임에도 플레이가 성숙하고 앞으로 더 많이 좋아질 것 같다"고 극찬했다.
한껏 물 오른 이승렬의 모습이 바로 지금인 것. 하지만 주전 자리가 보장된 상황이 아니다. 경쟁자들도 늘어났다.
서울은 최근 브라질 출신 공격수 리마(28)와 우즈베키스탄 최고 미드필더 제파로프(28)를 영입해 공격진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이승렬은 "베스트 컨디션을 바탕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남은 경기에서 많이 나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렬은 수원과의 라이벌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포스코컵 2골, 시즌 5골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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