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철 감독(38)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독일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4강 진출의 대업을 이뤄냈다.
비록 개최국인 독일에 패해 한국 축구 역사상 첫 FIFA 주관 국제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신화 창조에는 실패했지만, 1983년 멕시코청소년선수권대회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뤄낸 남자 선수들의 4강 신화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위대한 성과다.
남자축구에 비해 절대적으로 척박한 여자축구의 현실을 통해 비춰보자면 오히려 여자 선수들의 4강 진출은 남자 선수들의 4강 진출보다 더 큰 의미라는 평가다.
대한축구협회(회장 조중연)에 따르면 2010년에 등록된 여자축구선수는 고작 1404명이다. 전국에 있는 여자축구팀은 초등부 18팀, 중등부 17팀, 고등부 16팀, 대학부 6팀, U-12 1팀, 실업 7팀으로 총 65팀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첫 발을 내디딘 지도 어느덧 20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완전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은 축구계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분명한 약점이다.
초등부 팀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소녀 여자축구팀 감독에 따르면 이마저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선수가 부족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나마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도 상상 이상으로 열악한 국내 환경에 운동을 포기하는 것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이 지도자는 "젊은 지도자들과 어린 선수들이 피땀을 흘려 이번 대회에서 이뤄낸 성과를 통해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여자축구의 우수성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남자에 비해 관심이 크게 부족한 것이 여자 축구의 현실"이라고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현재 한국 여자축구의 U-17 대표팀과 U-20 대표팀이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이후 세대들을 살펴보자면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분명히 부족한 관심과 지원에서 비롯된 선수 수급의 어려움을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가 불투명한 이유로 꼽았다.
인터뷰 말미 그는 "이번 대회에서 U-20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한 것은 분명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다시는 이러한 광경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 끝을 흐렸다.
더 나은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위해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대한축구협회와 국민들의 관심이 분명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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