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바람’ 부나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8-18 09: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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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특위위원 우제창 의원으로 교체...여론조사 여전히 선두 ‘철새’ 이미지 부담...‘찻잔 속 태풍’ 전망도

[시민일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정계 복귀선언 이후 민주당 내에 ‘손학규 바람’이 서서히 불어오고 있다.

우선 당 조직강화특위(위원장 이미경)는 지난 16일에 심야회의를 개최, 특위위원이었던 이경숙 사무부총장을 손학규계인 우제창 의원으로 교체했다.

이번 특위위원 교체는 이미경 사무총장을 유임하는 대신 조강특위에 소속된 일부 사무부총장을 제외시키자는 기존의 합의에 따라 진행된 것이지만 사실상 손학규계 의원들의 줄기찬 요청으로 대체 위원에 손 전 대표와 가까운 우 의원이 선임된 것이다.

실제 손학규계 전현직 의원 12명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강화특위 위원교체를 강력 요구한 바 있다.

조강특위는 전대의 핵심 표밭인 대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위원장을 선정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손학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또 손 전 대표 측은 전대의 핵심기구인 전당대회준비위(위원장 문희상) 구성 문제를 놓고서도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전준위는 지도체제방식 변환 및 전당원투표제 도입 등 ‘전대 룰’을 결정하는 기구다. 손 전표 측은 전대위 핵심인 당헌ㆍ당규분과위에 현 손학규계 이춘석 의원의 추가선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손 전 대표의 전대 출마가 가시화되자 전대 준비기구의 참여지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손학규계의 이런 요구들을 마냥 외면할 수만도 없는 처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손 전 대표가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차기 당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세균 전 대표를 1.7% 포인트의 차이로 앞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컷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2~13일 민주당 당연직 대의원 가운데 705명(응답률 28.5%)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손 고문은 21.7%, 정 전 대표 20.0%롤 박빙의 선투다툼을 벌이고 있고, 그 뒤를 정동영 상임고문이 15.7%의 지지율로 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어 김효석(4.5%) 박주선(3.7%) 천정배(2.3%) 의원 등의 순이었고 ‘잘 모름’이란 응답도 32.1%에 달했다.

그러나 지지율 상위권을 대상으로 한 3자 가상대결에선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손 상임고문 28.9%, 정 전 대표 22.7%, 정 상임고문 17.9%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 3.7% 포인트이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손학규 바람’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이란 전망을 하기도 한다.

특히 그의 정치 행보를 지적한, '철새' 이미지도 그에겐 부담이다.

실제 한나라당에선 그에 대한 비난이 서슴지 않고 나오기도 한다. 지난 5월 손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자, 정미경 한나라당 대변인은 "손학규씨가 누구인가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 대변인, 장관, 도지사까지 다 하고 막판에 대통령이 되고 싶어 민주당으로 옮긴 불쌍한 사람으로 국민들은 알고 기억하고 있다. 누구는 '화려한 철새' 손학규라고 한다"고 맹비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손 고문 측 관계자는 18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에서 손학규 고문을 비판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 같은 비판을 하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잘못해서 민주당으로 입당했는데, 그러면 다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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