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산안 단독 처리… MB 입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12-09 14: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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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날짜 박아서 처리 독려… 철저히 준비한 일방통행""" 정치평론가 소성국 박사 지적 "野 완전히 허 찔려… 민주당내 박지원 전략 비판 불가피"

[시민일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강행처리에 대해 9일 “대통령이 9일까지 이례적으로 날짜를 박아서 예산안 처리를 독려하지 않았느냐”며 “뭐 어차피 강행처리할 거 대통령이 날짜까지 박았으니까 지키고 싶다, 이런 욕심도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 박사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 이같이 말한 후 “어차피 처리할 거라면 매는 한 번에 몰아서 맞는 게 낫다,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여당은 굉장히 철저하게 준비한 일방통행을 했고 완전히 허를 찔린 게 야당”이라며 “민주당 안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의 전략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한나라당한테 책임을 물어야 되는데 박지원 대표한테 먼저 책임을 물어버리면 그 투쟁의 강도가 좀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이 이처럼 무리수를 둔 배경에 대해 “4대강 관련해서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조정을 한 게 2700억 삭감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6조 이상 삭감을 주장해왔다. 그 문제뿐만 아니라 (민주당은)친수구역활용법은 절대로 안 된다, 아마 이렇게 연계를 해서 협상을 했을 거다. 그러니까 한나라당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9일이 넘어가면 임시국회 열린다.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그밖에 여러 가지 쟁점들을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할 수 있는 임시국회로 생각하지 않겠느냐. 직권상정 한다면 그 부담도 우리가 굳이 감당할 필요 없다. 이렇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고 박사는 그러나 “정치는 그런 게 아니다. 똑같은 직권상정이라도 마지막까지 노력하다가 했을 때 국민들이 어쨌든 지지해준다. 그런데 노력도 별로 안 하고 어차피 직권상정할 수밖에 없다면 그냥 ‘빨리 두드리고 끝내자’ 라고 어제같이 하면 국민들이 한나라당 입장을 이해하다가도 이건 좀 너무 한 것 아니냐,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도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꼴”이라며 “작년에도 12월 31일까지 가서 결국은 직권상정으로 처리가 됐지만 그리고 나서 대화가 바로 재개가 됐다.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어쨌든 직권상정을 위한 명분을 어느 정도 쌓았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는데 어제는 그런 명분도 전혀 쌓지 않고 그냥 일방처리를 했다. 그래서 민주당도 대화를 하고 싶어도 지금 당장은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상당히 오랜 기간 냉각기를 가질 수밖에 없고 민주당은 장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대화를 재개하려면 한나라당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내보여줘야만 되는 상태로 스스로 자기를 몰아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박사는 한미 FTA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할 가능성에 대해 “쟁점법안들을 다 직권상정으로 일방통행을 할 거면 국회가 왜 있느냐. 한나라당이 힘이 있으니까 170석 이상 되니까 그걸 다 그렇게 하자고 그러면 못할 것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왜 그렇게 안 해왔느냐. 미디어법 같은 거 왜 그렇게 안 했느냐. 다 할 수 있었는데도 안 한 것”이라며 “그건 국민이 무서워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디어법을 일방처리를 한 결과가 6.2 지방선거의 참패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FTA법이건 개헌 문제건 또는 행정구역개편이건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면 한나라당이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분명히 2012년 총선의 참패와 대선의 패배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박사는 “어제의 직권상정, 일방통행은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후폭풍만 갖고 오게 되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할 수 있어도 못하는 것이 정치라는 걸 한나라당이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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