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주자들의 ‘박근혜 때리기’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2-20 1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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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도토리주자들의 ‘박근혜 때리기’

차기 대선주자들 가운데 지지율이 극히 미미한 이른바 ‘도토리 주자’들의 ‘박근혜 때리기’가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 미만에 불과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지난 18일 박 전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그 책임도 대통령이 지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이명박 대통령 책임론’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회창 대표는 당 5역회의에서 “좋게 말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의 발언이고 나쁘게 말하면 국민을 우습게 본 희롱처럼 들릴 우려가 있다”며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박 전 대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마디로 지지율이 극히 미미한 도토리 주자가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를 향해 시비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도 지난 17일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복지정책은 출발점부터 잘못 돼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정세균 최고위원 역시 차기 대선주자를 꿈꾸고 있으나 그 존재감이 극히 미미하다.

어떤 여론조사에서 그의 이름조차 거명되지 않을 정도다.

실제 가장 최근에 실시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2월 둘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은 비록 전 주 보다 3.3%p 하락했으나, 29.3%로 여전히 ‘부동의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뒤를 이어 유시민 원장이 13.5%로 2위에 올랐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각각 7.9%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또 한명숙 전 총리는 7.1%, 김문수 지사는 6.5%, 정동영 최고위원 4.7%, 이회창 대표4.2%, 정몽준 전 대표 4.0%, 홍준표 최고위원 3.8%, 원희룡 사무총장 2.0%, 노회찬 전 대표 1.3%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일~ 11일까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가구전화와 휴대전화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4%p다.

즉 지지율이 4.2%에 불과한 이 회창 대표와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정세균 최고위원과 같은 낮은 지지율의 대선주자들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유력주자를 때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도토리 주자’가 이처럼 유력 주자를 향해 이처럼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은 다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전략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실제 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그 책임도 대통령이 지겠다는 것 아닌가”라는 박 전대표의 발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박 전 대표의 이 발언에는 ‘약속을 이행하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는 경고의 뜻이 내포돼 있다.

이는 우리말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정세균 최고위원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복지정책은 출발점부터 잘못 돼 있다"는 비난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이 나서서 복지논쟁을 벌이기가 쉽지 않았었다.

자칫 잘못하면, 색깔론 공세를 당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수정당의 박 전 대표가 스스로 복지 논쟁에 불을 지펴주었다. 이로 인해 지금 여야가 자유롭게 복지논쟁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복지법 개정안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그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형식으로 비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비난을 위한 비판은 다분히 자신의 미약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꼼수로 보일 뿐이다.

어쩌면 이회창 대표나 정세균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가 이런 꼼수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모쪼록 차기 대선은 지금과 같은 물고 뜯기 식의 이전투구가 아니라, 여야 주자간 활발한 정책논쟁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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