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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마침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그 결과는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리서치뷰>가 최근 RDD(Random Digit Dialing)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는 그동안 국민들이 왜 여론조사를 신뢰하지 못했지, 그 의문점을 일시에 해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위기설’이 결코 엄살이 아님을 입증해 주었다.
4.27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기도 분당을은 ‘한나라당 텃밭’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심지어 한나라당 후보들에게는 ‘천당보다도 분당이 좋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다.
현재 한나라당 예비후로 등록한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의원은 이 지역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실제 손 대표는 강재섭 전 대표와의 가상대결에서 40.6% 대 48.6%로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나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박계동 전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는 35.6% 대 51.0%로 손 대표가 무려 두 자릿수 이상이나 앞섰다. 한마디로 게임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나라당이 잔뜩 공을 들이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조차도 손 대표와의 가상대결에서 겨우 2.5% 포인트만 앞서고 있을 뿐이다. 실제 정운찬 46.0%, 손학규 43.5%로 나타났다.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여당 프리미엄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정 전 총리가 손 대표에게 패배한 셈이다.
이게 ‘천당보다도 좋다’는 분당에 나타난 한나라당 위기설의 실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평가 역시 충격적이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44.8%(매우 12.2%, 대체로 32.6%)’인 반면, ‘잘못하고 있다’ 는 응답은 무려 50.3%(대체로 19.6%, 매우 30.7%)에 달했다.
이게 소위 한나라당 최고의 텃밭이라는 분당 을에 나타난 민심의 현주소다.
그렇다면 동일한 RDD방식으로 조사할 경우 수도권과 전국의 국정지지도는 분당지역에 비해 훨씬 낮아질 것은 불 보듯 빤하다.
대체 RDD방식이라는 게 무엇이기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기관은 KT에 등재된 그룹만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었다. 그런데 이 그룹은 대체로 이명박 대통령 지지성향이 강하다는 게 문제다.
즉 이 대통령 지지성향이 강한 그룹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니, 민심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타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말이다.
실제 이 대통령 국정지지도 조사 결과, KT에 등재된 그룹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52.9%(매우 : 16.4%, 대체로 36.5%)로 매우 높았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9.7%(조금 : 17.6%, 매우 : 22.1%)’에 불과했다.
하지만 KT 미등재 응답자들의 인식은 달랐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42.7%(매우 11.3%, 대체로 31.4%)에 그쳤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2.8%(대체로 20.0%, 매우 32.8%)로, ‘오히려 10.1%P나 높게 나타났다.
그나마 여기에서 현직 대통령이라는 프리미엄을 뺀다면, MB의 전국적인 지지도는 20%내외에 불과할 것이다.
이쯤 되면 친이 정태근 의원이 “내년 총선, 서울에서 10석만 건져도 다행”이라며 한탄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결코 엄살이 아니다. 어쩌면 10석도 욕심인지 모른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승리를 계산하고 10석을 점치고 있겠지만, ‘천당보다 좋다’는 분당의 결과가 이런 정도라면 강남 3구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는가.
더구나 송파 지역구 출신의 김성순 의원이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으로서 ‘강남 3구 필승’ 결의를 다지고 있는 마당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른바 ‘탄핵 역풍’보다 더욱 거센 ‘MB 역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은 위장전입△부동산 투기△탈영△장남 병역기피△증여세 탈루△소득세 탈루△아들의 재산세 및 보험료 상습 체납△며느리 위장취업△문화부의 동아일보 기자동향 보고△여론조사 미 대사관 유출 등 무려 10가지 의혹을 갖고 있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방패막이 노릇을 하느라, 야당이 요구한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가운데는 어느 누구도 “이것은 잘 못된 일”이라고 내부 비판을 하는 이가 없다.
정말 한심하다.
정말 한심하다.
과연 이런 행태를 보이고도 내년 총선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을까?
장담하건데 엉터리 여론조사 결과만 믿고, 민심을 외면했다가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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