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유시민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3-24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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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모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여권의 가장 강력한 주자이고, 유 대표는 야권의 선두주자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 선거는 두 사람이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변수가 많다.

박 전 대표는 ‘박근혜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친이계의 방해를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느냐 하는 게 관건이고, 유 대표는 제 1 야당 대표로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벽을 통과하느냐 여부가 관건일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그런 장벽을 무사히 통과할 경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단순히 각종 여론조사 결과만 보자면 박 전 대표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된다. 실제 유 대표의 지지율은 박 전 대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초라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여론은 움직이기 마련이다. 민심은 상황에 따라 급격하게 요동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단순히 현재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만 가지고 승자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면, 차기 대선의 승자를 점치는 일은 전혀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박 전 대표와 유 대표는 서로 각기 다른 정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런 성향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두 사람의 성향 가운데 유권자들이 어떤 성향을 더 선호하는지, 그것을 파악하면 차기 대권의 승패를 가늠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유시민 대표를 살펴보자. 그는 누가 뭐래도 ‘투사형’ 지도자다.

그가 민주당을 떠나 국민참여당에 몸을 실었고, 결국 당대표로 선출된 것도 그런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당창당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즉 국민참여당 창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신당창당보다는 민주당 복귀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신 계승’을 선언한 그가 국민참여당에 동참한 것은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유 대표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즉 이념이나 노선에 있어서 양당은 분명히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비민주적 결정 과정 등 당내 제도에 있어서는 별로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란 뜻이다.

그래서 그는 민주당을 떠났고, 결국 참여당의 대표가 됐다.

쉽게 다른 집단과 어울리지 못하는 투사형 정치지도자의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화합형’ 지도자다.

그는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로부터 ‘아름다운 패자’라는 칭송을 들었다.

하지만 당을 장악한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는 그를 끊임없이 흔들어댔다.

심지어 ‘정운찬 카드’나 ‘김태호 카드’ 등을 꺼내 ‘박근혜 죽이기’에 나서는가하면, 개헌론을 들먹이며 ‘박근혜 힘 빼기’에 들어가는 등 그를 무척 괴롭혔다.

하지만 그는 당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당 밖에 있는 친박정당인 ‘미래희망연대’가 한나라당과 합당하는 것에 대해 암묵적 동의를 표하고 있는 상태다.

비록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비록 성향이 조금 다르더라도, 그로 인해 분열하기보다는 서로 끌어안고 가는 게 국민화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투사형’ 보다, ‘화합형’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투사형 대통령’을 원할까?

아니면 ‘화합형 대통령’을 원할까?

차기 대통령 선거의 승패는 바로 이런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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