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한은은 12일 오전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 머물며 하락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원자재 등 수입물가 하락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유럽발 재정위기, 일본 원전사태 등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 것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달 1일 열린 금통위에서 베이비 스텝(단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 기대 심리를 점차 낮춰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5%에 육박한 소비자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음 달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리동결 기조 확인…충격 최소화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3월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정책의 운용 여지가 커지고 있지만 그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고, 환율도 하락 기조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누그러질 여지가 생겼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기대비 4.7% 올랐으나, 물가 상승 폭은 전달 대비 ▲1월 0.9% ▲2월 0.8% ▲3월 0.5%로 낮아졌다.
8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개인과 비금융 기업, 정부의 이자부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2586조원에 달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 북아프라카.중동 지역의 정정불안 등 대내외 악재로 소비자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점과 원.달러 환율 하락로 수입품 가격 하락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진 것도 한은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약 2년만에 처음으로 100을 밑돌았으며, 2월 소매판매액지수도 22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내달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
다음 달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으로 지난 11월 이후 진행되고 있는 격월(隔月)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중수 총재가 지난 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베이비스텝’식의 통화정책을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의연하고 꾸준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힌 점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불가피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 수준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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