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역선택’ 후보라면...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04-13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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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4.2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경남 김해 을 지역에 드디어 야권단일후보가 결정됐다.


하지만 뭔가 찜찜하다.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이러다 각종 의혹으로 국무총리 문턱에서 밀려난 ‘의혹 덩어리’ 인사가 금배지를 다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나 아닌지 염려스럽다.


실제 민주당 곽진업, 국민참여당 이봉수, 민주노동당 김근태 후보 등 3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소한 차로 앞선 이봉수 후보가 12일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이에 대해 정치컨설팅 전문업체인 ‘e위컴’의 김능구 대표가 “항간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봉수 후보를 본선에 올리기 위해 ‘역선택’을 했다는 말들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해을 선거가 자칫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던 경기지사 선거의 재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당시 ‘정권 심판론’으로 경기도 내 기초 자치단체장 선거 및 도의원 선거에서는 야당이 압승을 거두었는데도 정작 도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룬 유시민 후보가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한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역선택’ 가능성에 대해 우려해 왔다.


왜냐하면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기 전, 지난 달 24일 <국민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김해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민주당 곽진업 후보가 이봉수 후보보다 더 경쟁력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가구와 등재돼 있지 않은 가구를 함께 조사하는 RDD(임의번호걸기, Random Digit Dialing) 방식으로 지난 달 24일 김해을 선거구 내 거주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21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8% 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1대 1 가상대결에 곽 후보가(47.7%)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37.1%)를 무려 10.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오차범위를 벗어난 압승이 예상됐던 것이다.


반면 참여당 이봉수 후보(45.7%)와 김 후보(40.5%)는 불과 5.2% 포인트의 차로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김태호 상대로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당연히 취약한 상대를 고를 것 아니겠는가. 그게 바로 여론조사로 경선할 경우에 나타나는 ‘역선택’이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역선택’으로 대통령이 됐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 아닌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한나라당 당원과 대의원 및 일반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한 현장 투표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이겼다.


그런데 여론조사에는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눌렀다.


대체 왜 그런 황당한 결과가 나타났던 것일까?


민주당 지지자들이 각종 의혹이 불거진 이명박 후보를 상대하기 좋은 후보, 즉 취약한 후보로 보고 ‘역선택’ 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회창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MB가 중도에서 낙마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에 의해 한나라당 후보가 됐음에도 운 좋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마찬가지로 이봉수 후보 역시 한나라당 지지자들에 의해 야권단일후보가 됐을 지도 모른다.


설사 그렇더라도 이 후보는 기왕 야권단일후보가 된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승리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MB 정권 심판’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한나라당 후보, 특히 MB처럼 ‘의혹투성이’인 김태호 후보에게 금배지를 내어 줄 경우, 유시민 참여당 대표는 시민단체가 제안한 중립적인 중재안을 끝까지 거부하고 ‘몽니’를 부린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다.


부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 대표는 이 후보를 도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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