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손학규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06-08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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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2012년 대통령선거는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질 것 같다.


일단 여권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고, 야권에서도 '손학규 대세론'이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간에 빅매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 그동안은 '근혜공주와 일곱 난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체제 양상이 뚜렷했었다.


박 전 대표를 제외한 여야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은 모두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27 재보궐선거에서 '사즉생'의 심정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을에 출사표를 던진 손 대표가 승리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의 낙선으로 유시민 참여당 대표가 치명적 내상을 입고 쓰러지자 손 대표에게로 급격한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급기야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10%대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지난 달 30일,31일 이틀에 걸쳐 전국 19세 이상 남녀1,500명(유선전화 1.200명, 80% + 휴대전화 300명, 20%)을 대상으로, RDD(전화번호부 미등재가구 포함 임의걸기) 방식으로 실시한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49.2%, 손학규 대표가 37.6%의 지지율을 얻었다. 그 격차는 11.6%p에 불과했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2.5%p로 비록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났지만, 손 대표가 이제 더 이상 '난장이 주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 졌다.


한 마디로 독주체제를 구축하던 박 전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손대표의 위상이 커진 것이다.


그렇다면 2012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지금으로서는 승패를 예측하는 일이 쉽지 않다.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제 3 후보의 등장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여권을 보자. 현재까지는 박 전 대표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당내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나라당내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한 친이계와 '보수 대안정당'을 꿈꾸는 박세일 선진통일연합 대표, '보수 대연합'을 주창하고 있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이 손을 맞잡고 보수신당 깃발을 치켜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신당은 독자 후보를 내세우게 될 것이고, 결국 보수진영의 표가 쪼개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야권도 마찬가지다.


비록 재보궐선거의 패배로 유 시민 대표가 상당히 큰 내상을 입었으나, 여전히 야권에서는 문재인 변호사와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제3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즉 제 3후보 탄생 가능성은 여야 양쪽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승패를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


둘째, 누가 더 표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견제 역할로 중도 성향의 유권자는 물론 진보성향의 유권자들까지 자신의 지지자로 만들어 왔다. 심지어 민노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비율이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표의 확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점은 손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온건한 성향의 손 대표는 중도 성향은 물론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로 부터도 상당한 호감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손 대표 지지자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재보궐선거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문제는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끝까지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지세력의 결집을 위해 우향우, 혹은 좌향좌를 시도할 경우 중도 표심이 대거 이탈할 것이고, 그것이 결국 본선 경쟁력을 약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과연 누가 경선승리의 유혹을 이겨내고, 지금처럼 끝까지 중도 표심을 끌어안을 수 있는 노선을 지켜 나갈 수 있을지, 그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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