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의원, 혁명군이 되라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06-28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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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와 관련,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그 결과를 보면서 ‘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다.


말로는 ‘쇄신’을 외치면서도 정작 ‘도로 한나라당’으로 회귀하려는 친이계의 강렬한 저항이 소름끼치도록 강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 홍준표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최고위원, 원희룡 전 사무총장 등 전직 당 지도부는 지난 4월 28일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 사퇴했다.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요란법석을 떨었다.


이후 당내에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당 쇄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런데, 어럽쇼?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그들이 다시 새로운 지도부가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고,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그들을 질책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실제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26~27일 한나라당 선거인단 1748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선거인단 1인이 2표를 행사할 수 있는 경선 방식에 따라 7명의 후보 중 2명의 지지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한 결과를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 45.9%의 지지를 얻었고, 이어 나경원 전 최고위원이 39.6%, 원희룡 전 사무총장이 35.8%로 나란히 1,2,3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여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냥 안상수 전 대표 혼자만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도 되는 일 아니었는가.


응당 책임을 져야할 전 지도부에 면죄부를 주는 한나라당 대의원들의 속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현재 한나라당 다수세력은 여전히 친이계다.


이번에 전대에 출마한 7명의 후보들 가운데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남경필 의원 등 무려 4명의 후보가 범친이계 인사인 것을 보면, 친이계가 여전히 한나라당을 좌우하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실제 이번 대의원 명단은 작년 전당대회 대의원, 일반당원 책임당원 중 당협추천 50명 그 외 무작위 추첨자, 청년모집 대의원으로 구성돼 친이계의 입김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작년 대의원 명단, 당협추천 대의원, 책임당원, 청년대의원 외에는 주소와 전화번호가 많이 바뀌어 자신이 대의원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그들이 내년 총선 결과야 어찌되든 상관없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며 잔뜩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친이계 전대 후보들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친이계의 표를 자신들이 한 표라도 더 가져가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홍준표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최고위원이 원희룡 전 사무총장을 겨냥해 협공하는 것은 친이계 일부가 원 의원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원 의원에게만 표를 몰아주지 말고 자신들에게도 한 표를 떼어 달라는 아우성인 셈이다.


이는 1인 2표제 하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에 따라 7.4 전당대회는 ‘도로 한나라당’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다.


즉 새로운 지도부에 안상수 전 대표만 빠지고 전직 지도부가 그대로 얼굴을 내미는 기막힌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대체 왜, 그토록 어마어마한 선거비용을 들여가면서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한나라당 대의원들의 양심에 호소한다.


지난 6.2 지방선거와 4.2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 했던 것처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패배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변화를 거부하라. 당 지도부 역시 새로운 얼굴로 대체할 필요 없이 식상한 얼굴을 간판으로 내세우면 된다.


그냥 ‘도로 한나라당’의 모습을 유지하면 된다는 망이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 승리를 바란다면, 당을 혁명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당 지도부의 얼굴을 새 인물로 바꾸어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현직 국회의원도 아니고, 당협위원장도 아니다. 바로 한나라당 대의원, 당신들이다.


국민들은 지금 그대들이 집권당을 쇄신하는 혁명군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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