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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권영세 의원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은 전대에서 5인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데, 그 가운데 최다 득표자가 당 대표직을 맡게 된다.
전문가들은 5인 최고위원으로 현재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홍준표 원희룡 의원과 여성 몫의 나경원 의원, 친박 단일 후보인 유승민 의원 등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나머지 최고위원 한 자리를 놓고 남경필 권영세 박진 의원이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들 가운데 과연 누가 최고위원 자리에 오르게 될까?
아직은 그 누구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 사람의 지지율은 ‘도토리 키 재기 식’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박근혜 지지자들이 이들 세 사람 가운데 권영세 의원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가 지난 29일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친박계인 유승민 후보를 찍고 남은 한 표를 권영세 후보에게 몰아주기로 결정했다.
현재 박사모 회원은 6만 4500여명으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나라당 당원으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1만 여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박 전 대표의 또 다른 팬클럽 ‘근혜동산’에도 “유승민, 권영세 의원이 5위권이내로 진입하는 것이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라며 유 의원과 함께 권 의원을 지지하는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사실 권 의원은 당초 박 전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다.
실제 박사모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1804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권 의원의 지지율은 4%대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9%대를 얻은 홍준표 의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었다.
그러나 불과 사흘 후인 지난 20일과 21일 실시한 2차 투표에서는 권영세 38%, 홍준표 32%로 권 의원이 홍 의원을 눌렀다. 하지만 두 후보 간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여졌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3차 투표에서는 권영세 64%, 홍준표 35%로 권 의원이 무려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지지율을 획득했다.
박근혜 지지자들의 표심이 하루하루 눈에 띄게 권 의원에게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동서리서치 김미현 소장은 30일 “‘친박계’ 단독 후보인 유승민 후보를 지지하는 두 번째 표가 어느 후보에게 가느냐에 따라서도 선거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동서리서치가 지난 21일과 22일 전국성인남녀 500명을 전화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1순위에서 유승민 후보를 지지자중 33%는 홍준표, 29%는 나경원, 12%는 원희룡, 10%는 남경필, 9%는 권영세, 5%는 박진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이 남경필 의원보다도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만일 지금 똑 같은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결과가 어떻게 될까?
1순위로 유 의원을 지지한 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권 의원을 지지한다고 응답할 것이다.
어쩌면 박사모 투표 결과처럼 이미 홍준표 의원이나 나경원 의원을 뛰어 넘었을지도 모른다.
대체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왜 남경필 권영세 박진 등 세 사람 가운데 권 의원을 선택하게 된 것일까?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박 전 대표가 유럽 특사로 나갈 당시 동행하는 등 박 전 대표와 꾸준히 교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다.
또 권 의원은 4.27 재보궐선거와 6.2 지방선거의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직 지도부들처럼 ‘도로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약 2년전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 경선 당시, 권 의원은 이재오계와 정몽준계의 연합군 후보인 전여옥 의원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당시 각 언론은 전 의원의 압승을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의외였다.
권 의원은 1062표를 얻어 805표를 얻는데 그친 전여옥 의원을 누르고 시당위원장에 당선됐던 것이다.
과연 그런 대역전극이 이번 7.4 전당대회에서도 재연될 수 있을지,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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