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기적, 국민통합 밑거름되길

진용준 / / 기사승인 : 2011-07-07 1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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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7일 새벽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적혀있는 카드를 모두에게 공개하는 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국제컨벤션센터(ICC)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자크 로게 위원장이 공개한 카드에는 '평창(Pyeonchang) 2018'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이 10년 넘게 기다린 순간이었다.

두 번이나 들러리 노릇을 했던 평창이 고통스런 10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승리를 한 것이다.

그것도 일반의 예상을 깨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1차 투표결과를 보고받고 깜짝 놀랐다"며 "1차 투표에서 이렇게 많은 표차로 승리가 정해질 것이라고 전혀 예상 못했고, 2차 투표까지 갈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넘는 63표를 획득, 25표의 뮌헨과 7표의 안시를 가볍게 제쳤다. 1차투표에서 개최지가 결정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 결정된 1995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각 언론은 이를 ‘평창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야가 모두 평창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가하면, 국민의 일치된 염원이 있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는 예견된 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여권에서는 박근혜-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애를 썼고, 야권에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등의 노력이 있었다.

박 전 대표는 올 초 대외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서도 평창올림픽 유치만큼은 발 벗고 나섰다. 유치특위 고문을 맡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이날까지 올 들어 평창을 무려 세 차례나 방문했고, 평창 유치의 당위성을 피력하며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전날 밤에도 그는 빨간재킷을 입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 등장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처럼 이제 마지막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며 "그동안 우리 강원도민 여러분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간절히 염원하고, 그 준비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론 마음이 찡하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몽준 전 대표도 지난 5월 AFC 총회 참석차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를 방문, AFC 총회 행사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지지를 부탁했다.

FIFA 부회장으로서 4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정 전 대표는 축구계 IOC 인사들을 만나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였다.

그는 "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에 이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우리나라가 확실히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기쁜 소식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의 면담 자리에서 평창 지원요청을 하는가하면, 일본에서도 평창유치를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했다.

손 대표는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특별법과 특구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평창을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일자리, 흑자 올림픽으로 만들어아 한다”며 “이제부터가 진정한 도전의 시작이다.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국민이 하나였던 것처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지사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이자 분단 도인 강원도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위해 세계 각국을 방문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

이밖에 이명박 대통령 등 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위해 뜻을 함께 했고, 결국 평창의 기적을 일구어 낸 것이다.

이번처럼 지역과 정치적 입장을 떠나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간절히 염원한 적은 별로 없다. 따라서 누구의 공이 더 크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또 누구는 다된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다는 비판도 할 필요가 없다.

모쪼록 이번 ‘평창의 기적’이 우리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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