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현기 위원장은 17일 ‘저소득층의 문화향유권 확대’를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속 김 위원장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예술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녀노소, 지역, 계층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지자체, 민간부문이 함께 노력해서 예전에 비해 일상생활과 문화의 간극이 많이 좁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저소득층은 문화예술에 접근할 기회가 많이 부족하다”며 “특히 음악이나 미술에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 가정형편 때문에 그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래서 지난 7대 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할 때부터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느껴서 예산을 확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취임 당시에도 ‘저소득층의 문화향유권 확대’를 강조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저소득층 예술영재 지원프로그램은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대학생까지 단계별로, 소양교육, 멘토매칭교육, 학비와 콩쿠르 참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으로, 월 10만원에서 연 1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난 해에는 6억 5000만원을 지원했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주민들은 부담없이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각 지역별로 예술공장, 창작아케이드, 예술실험센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디자인서울거리’ 추진에도 남다른 관심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2007년 1차로 선정한 10개 거리와 2008년 2차로 선정한 20개 거리는 사업이 완료되었다. 그런데 2009년 3차로 선정한 20개의 사업이 예산 문제로 늦춰지고 있어 현재는 30개의 거리는 유지관리 단계에 있고 20개의 거리는 계속 조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완료된 거리가 30개이니 직접 보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한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전체 서울 거리와 조화를 잘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곳도 있고 지역 특색과 서울 거리 표준을 맞추려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는 곳도 있는 것 같다”며 “그만큼 도시의 거리를 특색있는 거리로 다시 연출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3차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것과 함께 완성된 거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거리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문화적 가치 때문이다. 덕수궁 돌담길이 사랑받는 것도 그 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스토리, 추억이 세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 공감대가 거리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하고 문화컨텐츠를 풍부하게 한다”며 “서울디자인거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경복궁 동십자각 끝자락(종로구 송현동 옛 미국대사관 숙소부지)에 7성급 한옥호텔을 건립하려고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31일 국무회의에서 학교환경정화구역 내에서도 관광호텔의 건립이 가능하도록 ‘관광 진흥법’일부를 개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관광객 1,200만명 유치를 위해서는 해외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필요한 숙박시설은 현재 서울에 소재한 호텔들의 숙박료가 높기 때문에 중저가의 시설이 부족한 실이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합한 시설을 갖춘 우수숙박업체를 지정․지원하는 이노스텔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경복궁에 인접한 송현동에 7성급의 최고급호텔을 짓는다는 것은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관광숙박시설 확충계획과는 무관하며, 사적(史蹟)인 경복궁 주변에 호텔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심의를 받아야 하고, 호텔은 ‘학교보건법’상 유해시설로 간주하기 때문에 해당교육청의 심의결과 건립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행정소송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광화문 주변을 복원한 것이 불과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 주변에 호텔을 건립한다는 것은 서울시의 문화재보호정책과는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사적인 경복궁의 주변에 관한 현상변경심의는 문화재청에서 맡고 있으며, 호텔건립에 따른 인허가의 문제는 해당 구청 소관이기 때문에 저희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크지는 않겠지만 추진 경과를 예의주시하여 잘못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강예술섬 사업에 대해 “한강예술섬 사업은 계획단계의 사업이 아니라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되어온 사업”이라며 “서울에도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 클래식콘서트가 가능한 전문공연장을 건립하여 도시마케팅의 중심이 되는 문화아이콘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한강예술섬 사업이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동안 어려운 재정적인 여건을 감안하여 추진 시기를 늦추어 왔던 것인데, 2011년 예산편성에는 관련예산 전체가 삭감되어 서울시가 국비지원과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사업추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그리고 미국 워싱턴의 케네디 예술센터 등이 그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여 많은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선진도시들이 문화예술을 강조하는 것은 문화가 곧 그 도시의 정체성이며, 문화예술 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의 경쟁력이 높고 시민들이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한강예술섬 건립이 매우 늦은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여 필요한 부분에 최소한의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해외의 문화선진도시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져서 우리 경제사정이 나아진 후에 대규모 투자를 하더라도 이를 따라잡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한강예술섬 건립에 관한 의견은 우리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하여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수준 높은 공연장을 건립한다는 차원에서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문화예술을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는 취지에서 건립된 자치구의 문화예술회관들이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므로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주민들의 문화예술 활동 및 접근성을 높이는 일과 함께 이루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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