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이재오, ‘오세훈 일병 구하기’ 측면지원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08-22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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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아이들 밥그릇 볼모로 투표 위협”...정동영 “지금 즉시 사퇴하라”
[시민일보] 이명박 대통령과 이재오 특임장관이 22일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발표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민주당 손학규 대표“아이들 밥그릇 볼모로 투표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금 즉시 시장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둔 이날 제72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무리한 정책으로 재정이 바닥나면 이는 국가부채로 이어지고 결국 우리 아이들 세대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전날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연계한 오세훈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또 "얼마전 한국을 찾은 그리스의 석학 '하치스' 아테네 대학교수는 뼈 아픈 충고를 우리에게 던졌다"며 "그는 '그리스가 지금과 같은 부도가 난 것은 복지 포퓰리즘에 두 거대정당이 경쟁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급변하는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재정건전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구멍 난 배로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며 "선심성 복지로 국가부도의 위기에 이른 남유럽 국가들의 사례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튼튼한 나라살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국가 재정이 튼튼해야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보살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번 집행되기 시작한 정책은 그만두기 어렵다"며 "지금 당장 우리가 편하자고 우리 아이들 세대에 큰 짐을 떠넘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날 이재오 특임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오 시장이 어려운 결정을 했다. 대의를 위해 자기를 버릴 수 있다는 것은 높아 사야할 용기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도를 택해야 한다"고 오 시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 누리꾼이 "오시장의 결정이 결과적으로 야당에 이득을 준 꼴"이라고 지적하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왕 결단한 것이니까 한 목소리 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오 시장의 시장직 주민투표 연계 선언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다른 것도 아니고 우리 어린아이들의 밥그릇을 볼모로 투표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또 "이것은 시장이 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제 무상급식 문제가 단지 밥그릇 문제, 점심밥 문제를 넘어서서 국민의 편을 가르는 이념 대결의 희생물이 되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이 이념 대결의 제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린이들이 돈을 내고 밥 먹는 아이들과 돈 안내고 밥 먹는 아이들로 편이 갈라져 마음의 상처가 깊게 돼서는 안된다"며 "오 시장은 개인의 정치적인 야망으로 우리 어린아이들을 희생의 제물로 삼겠다는 생각을 접어 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무상급식 찬성하는 분은 투표장에 안나가시면 된다. 투표장에 안나가시면 무상급식은 그대로 진행되고 더 확대된다”며 “아이들 밥에 시장직을 거는 오세훈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주민투표 빌미삼지 말고 지금 즉시 시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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