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안철수 현상은 ‘反 MB-非민주’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09-06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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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과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신드롬은 기본적으로 ‘반(反) MB- 비(非)민주’ 정서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뭇 닮았다.

먼저 ‘박근혜 대세론’을 보자.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마디로 ‘천하무적’이다.

뉴시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27일 공동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8.9%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는 2위에 오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 15.1%보다 두 배 이상 앞서는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기타 후보군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8.9%), 손학규 민주당 대표(8.1%), 김문수 경기도지사(7.1%),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4.1%),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3.6%),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6.1%)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로 높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은 11.2%다.

진보성향의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가 (사)한국미래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달 30일부터 31일까지 양일간 서울시 거주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역시 ‘박근혜 대세론’을 입증하고 있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손학규 대표와의 가상대결에서는 52.5% vs 32.7%로 박근혜가 19.8%p 앞섰고, 문재인 이사장과의 가상대결에서는 53.3% vs 33.7%로 역시 박근혜가 19.6%p 앞섰다.

‘안철수 신드롬’ 역시 만만치 않다.

중앙일보가 지난 3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서울시민 1006명을 대상으로 벌인 긴급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후보는 10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39.5%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에 오른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13.0%)이나 한명숙 전 총리(10.9%)와 비교할 때, 무려 3배 이상 앞선 것이다.

같은 날 국민일보와 GH코리아가 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교수는 36.7%의 지지를 얻어, 17.3%와 12.8%의 지지를 얻은 나경원 후보와 한명숙 후보를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4일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안철수 교수가 37.4%로 가장 높았고,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민주당 한명숙 총리는 각각 14.2%로 안 교수와 대략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체 ‘박근혜 대세론’과 ‘안철수 신드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일단 그 출발점은 국민 사이에 팽배해 있는 ‘반 MB’정서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것을 보면 지난해 6월 28일 이후 올 2월까지 4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월 28일 38.8%로 40%의 벽이 무너진 뒤 3월 25일 36.8%, 4월 1일 35.7%4월 8일 31.4%로 떨어지더니 4월 15일에는 30.6%까지 밀리면서 이제는 사실상 ‘사망선고’라고 할 수 있는 30% 벽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이런 추세라면 20%대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8월 마지막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34.4%로 조금 오르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주초 일부 개각을 단행한 것과 이 대통령의 대기업 공생발전 간담회 참여, 최근 3개국 순방 등에 따른 한시적 효과일 뿐이다.

그만큼 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세종시 수정안 문제와 영남권 신공항, 대북문제 등 이 대통령에 맞서 ‘원칙’과 ‘소신’을 강조한 박근혜 전 대표를 대안으로 눈 여겨 보게 된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 팽배한 비민주 정서도 박근혜 대세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분노한 국민들이 제 1야당인 민주당이 아니라, 박 전 대표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국민들 사이에 ‘반 MB’ 정서 못지않게 ‘비민주’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여론조사 결과 국민들은 박 대표의 집권에 대해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정권 교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겠는가.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안철수 신드롬’ 역시 ‘반 MB-비민주’ 정서가 초래한 현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제 1야당의 지지율은 집권당인 한나라당 지지율보다도 훨씬 낮다. 이 점에 대해 민주당은 뼈를 깎는 자기반성이 따라야 할 것이다.

특히 안철수 교수가 한나라당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처절한 반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끝내 한나라당이 ‘탈(脫) MB’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지 못한다면, 민주당에 역전 당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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