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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인간의 나이 17세는 ‘터닝 포인트’의 중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위한 17세의 교과서’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소설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들 사이에 파묻혀 있다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는 이근미 씨의 <17세>라는 제목의 소설도 있다.
<시민일보>가 오늘로서 창간 17돌을 맞이했다.
바로 터닝 포인트를 해야 할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일보>가 정론직필의 사명을 가슴에 품고 우직한 모습으로 걸어왔다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아직은 17세 미만이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 정책의 잘못된 설계와 시행은 반드시 바른 방향으로 교정돼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정권과 여야 정치권을 향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으나, 그런 소리가 청소년기의 반항아 모습으로 비춰졌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따듯한 질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도 독자 여러분들의 그런 사랑에 보답해 줄 수 있을 만큼 자랐다.
그래서 우리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첫째, 수도권 지방지에 안주해 왔던 우리는 오늘을 기점으로 전국지로 탈바꿈 하려고 한다.
사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더 이상 <시민일보>의 경쟁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성장했다. 랭키닷컴에 보면 수도권 지역에서 우리보다 앞서는 신문은 역사가 50년 가까이 된 경인일보가 유일하다. 그보다 역사 조금 짧은 경기일보는 우리와 엎치락뒤치락 하는 수준이고, <인천일보>, <중부일보>, <기호일보>, <경기신문> 등 다른 신문들은 아예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수도권 바닥이 좁다는 것을 느끼고 보다 넓은 바다로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연합뉴스> 전국부본부장 출신의 양희복 본부장을 영입하고, 전국지를 선언하게 된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지면을 24면으로 대폭 증면하고, 독자 여러분께 충분한 읽을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둘째, 최근 정국을 강타한 ‘안철수 신드롬’에서 확인 했듯이, 국민은 갈등을 부채질하는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중도적 시각에서 공정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엄청난 부를 독점한 5%의 특권층이 가난을 대물림하는 95%의 서민을 지배하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올곧은 소리를 내는 언론이 하나쯤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진흙탕 싸움에 뛰어 들지 않고, 객관적 관찰자 입장에서 진실을 말하는 신문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시민일보>는 ‘복지’를 말하고, ‘남북 평화’를 말하고, ‘공생 경제’를 말하는 신문이 되려는 것이다.
물론 17세, 아직은 완전히 성숙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나이다.
하지만 지금, 이런 각오를 다지지 못한다면, 이 시기를 터닝 포인트로 삼지 못한다면, <시민일보>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시민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사랑으로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그 받은 사랑을 돌려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사랑을 돌려 줄 것인가.
그 해답은 아주 간단하다.
추호의 치우침도 없이 공정하게, 진실을 그대로 전하면 되는 것이다.
정보의 갈증을 호소하는 독자들에게 풍부한 정보로 마르지 않는 샘물의 역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어둡고 답답한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고 그런 신문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전혀 다른 신문으로 독자 여러분의 눈을 즐겁게 해 주면 되는 것이다.
바로 17세를 맞이한 <시민일보>가 그런 역할을 하려는 것이다.
부디 우리의 이 같은 각오가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들의 따듯한 관심과 격려가 있기를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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