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27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그동안 선거와 관련해서 지도부가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었다. 현재 박근혜 전 대표는 당에서 아무 직책도 맡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다만 고 박사는 이날 BBS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 이같이 밝힌 후에 “아주 간접적인 지원, 예컨대 지난번 4.27 재보궐 선거 때 강원도지사 선거 때 선거유세는 전혀 안했지만 평창 올림픽 지원 유치 특위위원 자격으로 강원도는 두 번인가 갔다. 아주 간접적인 방식의 지원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김충환 의원이 한나라당 경선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나경원, 김충환 두 사람 간에 경선이라도 모양 좋게 잘 치러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경원 의원의 서울시정에 대한 비전도 알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중간에 포기하는 바람에 오늘 나경원 의원으로 확정이 될 텐데, 이것은 민주당이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박영선 후보를 발굴한 것과 비교해본다면 출발선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밀렸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범여권 진영의 나경원 의원과 이석연 변호사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야권은 단일화를 위한 룰에 합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데 여권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이석연 보수시민 단체 후보 간에 단일화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전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박사는 현재 야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박영선 의원과 박원순 변호사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 “여론 조사는 다소 박원순 변호사 쪽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고, 현장에서 투표가 이뤄질 국민참여 경선은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라며 “관건은 TV토론 후에 배심원들이 평가하는 거다. 이것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TV토론에서 누가 더 강하냐. 박원순 변호사는 시민후보로서 그동안 시민활동을 오래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나 서울 시정에 대한 컨텐츠가 많이 쌓여있다고 보지만 이 분이 선거 TV토론은 해본 적이 없다. 선거 TV토론은 다른 일반 토론과 달리 상당히 기술적인 것을 요한다. 그에 비해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청문회 스타다 방송의 유명한 앵커출신이다. 그만큼 미디어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토론이 붙으면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다소 박원순 변호사가 앞선 상황으로 보이지만, 단일화에 들어가면 혼전을 이루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 박사는 이번 선거구도가 기존 정당과 시민후보 간에 대결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 “안철수 돌풍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국민들, 특히 젊은층 유권자들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기성정치권이라고 보고 잘 믿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기성 정치권이 아닌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는 상태”라며 “보수 세력은 보수 세력대로 한나라당으로는 양에 안차니 새로운 후보를 세우자는 것이고, 야권은 야권대로 민주당으로 양에 차지 않으니 새로운 범야권의 후보를 세워야겠다는 흐름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선거는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 후보들이 다소 유리해서 결국은 정당과 힘을 합쳐 치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승패를 좌우할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여부에 대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드라이브 했던 주민 투표가 25.7%의 투표율을 보였는데, 여기에서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20%정도는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갔다고 해석된다. 야권입장에서는 이번에 서울 시장 후보에서 이기려면 20%이상의 야당 지지자들이 가 줘야하는 것이다. 투표율이 40%가 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보통 재보궐 선거에서 40% 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40%가 넘는 투표율, 특히 야권의 젊은층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가는 적극성을 띌 것이냐, 이런 점들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각종 선거에서 통상적으로 정권 심판론이 작용하는데도 나경원 후보가 정책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박영선 후보는 후보 확장되자마자 정권 심판론 들고 나왔다. 이걸 예상해서 나경원 후보는 미리부터 정책 선거로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정치상황이나 사회, 경제 상황을 보면 경제 위기도 다시 오는 것 같고, 청와대가 비상대책경제회의 다시 가동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연일 ‘스폰서 국장’이다 신재민 차관한테 돈을 줬다 안줬다 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 화를 낼만한 일들이 자꾸 터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야권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며 “한나라당이 이걸 정책선거로 끌고 가려면 서울 시민들이 모두 관심을 가질만한 핵심 이슈를 먼저 제기해야한다. 현재까지는 막 출발점이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나경원 후보가 파괴력 있는 이슈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책 선거로 가야한다고 당위적으로 주장한다고 정책선거로 가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질 이슈를 제시해야 하는데 과연 제시할 수 있겠느냐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최고위원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은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자"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 최고위원과 이야기해봤느냐"는 물음에도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