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4%대로 내려앉았다. 채소와 과일값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3% 상승했다. 전월의 5.3% 상승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4%대의 고공행진을 거듭하다가 지난달 처음으로 5%대를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은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의 가격 안정에 기인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농축수산물 중 신선도가 있는 품목만을 추려낸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4% 하락했다. 이중 신선채소는 19.6% 하락했는데 지난해 9월 배추 파동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추값(-27.0%)이 크게 내렸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생강과 마늘이 포함된 기타 신선식품도 17.5% 하락했다.
하지만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는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3%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1월부터 9월까지의 소비자물가는 4.5%였는데,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 2.5~2.6%를 기록해야 정부의 목표치인 연 4.0% 물가 달성이 가능하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사실상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0.7%)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상승했다. 축산물(6.7%)과 수산물(8.1%)의 상승으로 농축수산물은 2.3% 올랐다. 석유류(16.5%)를 비롯해 전세(5.4%), 월세(3.1%)도 각각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금반지(36.2%)의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금반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에서 금반지의 기여도는 0.45%포인트에 달하는데 이를 제외하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3.8%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전월대비로는 축산물(-0.4%)과 수산물(-0.1%)이 각각 하락했다. 금반지(8.1%)와 집세(0.4%)는 오른 반면, 석유류는(-0.1%)와 공공서비스(-0.1%), 개인서비스(-0.2%)는 하락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9%, 전월대비로는 0.2% 상승했다.
최근 환율급등은 향후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 과장은 "환율상승은 단기적으로 유가, 1차 금속제품, 공산품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수입농산물에도 환율효과가 작용하겠지만 9월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부분은 크지 않고, 10월 물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환율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입농산물과 공산품 등의 수급과 가격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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