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효과냐 vs. 박근혜 효과냐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10-25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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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안철수 효과 미미...박근혜 강력한 힘 행사”
김갑수 “박근혜 파괴력 안철수 지원 효과에 못미쳐”

[시민일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결국 ‘안철수 효과가 더 크냐, 박근혜 효과가 더 크냐’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25일 안철수 효과 보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이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고 주장한 반면, 청치평론가 김갑수 씨는 박근혜 전 대표의 파괴력이 안철수 원장의 지원효과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먼저 고 박사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안철수 원장이 전날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에 대해 지원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이미 모일만큼 다 모여 있는 상태다. 나경원 후보 지지자는 이미 나경원 후보 쪽으로 다 모여 있고 박원순 후보 지지자도 마찬가지로 다 모여 있다”며 “지금까지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사람을 박원순 후보 쪽으로 끌어당기는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미 지지를 표명한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가게 하는 데는 확실한 효과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박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율을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지지자를 끌어 들이지는 못할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시사평론가 김갑수 씨는 “안철수 원장의 선거참여가 부동층이나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예한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다시 불러 모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안 원장이 선거참여를 적극적으로 밝힌 것은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것도 있지만, 안 원장 자신의 본격적인 정치참여를 시사한 면도 있다. 따라서 박원순 후보와는 무관하게 안철수 원장을 격려하는 표가 생기리라고 본다. 또한 안철수 원장의 보수성향으로 봐서 보수층의 기권을 유도할 수 있는 면도 있고, 심지어는 나경원 후보의 표를 가져 올 수 있는 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원장의 본격적 선거참여는 당락에 매우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원장의 지지가 박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참여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지지자들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고 박사는 “나경원 후보나 보수층을 갖고 오기에는 어제 단 한 번의 이벤트로는 좀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김씨는 “안철수 원장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어제 행동은 정치에 본격적인 참여라고 볼 수 있는 면이 있다”며 “당장 내일로 다가온 선거에서는 안철수 원장의 행동이 일정부분 투표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 또한 투표 하루 이틀 전에 최종 지지자를 결정하는 유권자가 10% 정도라는 점을 볼 때 어제 안 원장의 행동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반박했다.

두 정치평론가는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원방식을 둘러싸고도 서로 상반된 해석을 했다.

안 원장이 투표 독려 편지를 박 후보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원한 것에 대해 김씨는 “편지 내용은 투표율을 높이자는 의도가 담겨져 있지만 기자들 앞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안철수 원장이 먼데서나마 성원을 보내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적극적 지지라는 것은 꼭 노골적 지지를 의미하진 않는다. 적극적 지원이라는 것은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한다”며 “안철수 원장은 비정치적인 방법으로 유권자의 심리를 파고드는 면이 있다. 또한 이번 선거가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라고 했다. 여기서 과거와 미래는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를 의미하는 동시에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원장 본인 자신도 의미한다고 확장해 해석할 수가 있다”며 “어제 안철수 원장의 행동을 대단히 정치적인 행동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나라당 쪽에서 ‘안철수 원장이 직접적으로 유세현장에 나가지 않는 것을 보면, 억지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 측의 여망과 관련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원장의 행동방식, 그리고 대학교수라는 현직 신분으로 볼 때 지원유세를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는 행동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안철수 원장은 간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박사는 “안철수 원장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했다고 생각한다. 국립대 교수, 예컨대 조국 교수는 광화문대합창 같은 데도 나오고 하지 않았느냐? 선관위가 이미 그건 다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유권해석까지 해놓은 상태 아니냐? 그러니까 다른 여러 가지 요소들을 감안해서 하고 싶은 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다 요소들을 감안했겠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안철수 원장 자기 방식대로 지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건 마지못해서거나 또는 원래는 다르게 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한다든지 이런 것이 아니고 이것이야말로 안철수 스타일”이라며, 한나라당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공식 선거 시작일인 13일부터 지원유세에 나선 상황에 대해서도 두 정치 평론가는 각각 다른 해석을 내어 놓았다.

박 전 대표의 지원효과에 대해 고 박사는 “사실 나경원 후보가 범여권 후보로 확정된 과정이 좀 어수선 했다. 플러스알파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사실은 아주 많이 뒤쳐진 상태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뒤쳐진 상태에서 쫓아가는 제일 좋은 방법은 범여권을 결속시키는 거다. 이 결속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 결정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숫자로는 환산이 잘 안 되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거다. 나경원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혼전까지 쫓아갈 수 있었던 주요한 동력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결정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점에서는 여권의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씨는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지원한 시점부터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여권을 일정한 정도 결집을 시켰다”면서도 “안철수 원장의 지원에 비하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은 효과가 적다는 것이 여론조사 발표 공표 금지기간 이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나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일단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효과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 파괴력이 안철수 원장의 지원효과에 비해선 적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 박사는 “박근혜 전 대표가 범보수진영을 결집시키는 힘만큼이나 안철수 원장이 범야권을 결집시킬 힘이 있느냐, 이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 “그래서 그동안 여러 여론조사에서 단순비교로 박근혜가 나왔을 때의 추가 상승률 안철수가 나왔을 때의 추가 상승률을 조사한 것은 실제로 정치적인 지형, 프로토콜을 전혀 무시한 상태에서의 단순 비교이기 때문에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안철수 원장의 지원은 꼭 범야권을 결집시킨다기보다는 안철수 원장이 가지고 있는 보수성향으로 보아서 그 보수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일 수가 있다는 면을 또 고려해야 될 것”이라며 “안철수 원장의 지원효과가 지금 상태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효과보다 약간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상투표율과 두 후보의 유불리 문제에 대해서도 두 평론가의 전망은 각각 달랐다.

김씨는 “이번 선거는 워낙 돌발 변수가 많았다. 그러므로 투표율을 예상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후보의 양자구도가 명확하고 후보에 대한 접근이 유권자들에게 용의하면 투표율은 올라가게 돼 있다. 그런데 이에 반해서 그 후보자들에 대한 기대감이 깨지거나 호감도가 낮으면 부동층이 증가하면서 투표율이 내려간다”며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그것이 투표율로 이어질지 저는 미지수라고 본다. 왜냐하면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딱히 높다고 볼 순 없다”고 투표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낮게 잡아서 40%, 높게 잡아서 50%”라며 “아무튼 이번 선거가 지난 4.27 재보선 분당선거보다 높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보통 45% 선에서 유불리가 갈린다고 판단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까지 높게는 안 보고 그냥 40%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현 추세가 그냥 유지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박사는 “지금 양쪽이 결집할 만큼 결집한 상태다. 그리고 대선주자들이 거의 다 나와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이게 단순한 서울시장 선거를 넘어서 있기 때문에 투표율은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투표율이 45%~ 50%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요한 것은 20대~30대가 얼마나 투표장에 가서 투표율이 높아지느냐 하는 것”이라며 “40% 후반대까지 투표율이 올라가면 박원순 후보한테 유리하게 선거가 치러지지 않겠느냐, 그렇게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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