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어느 정도 실체는 있지만 박세일 이사장이 주장하는 아주 위력적인 ‘대중도신당’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1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세일 한반도재단 이사장의 ‘보수신당론’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고 박사는 또 정두언 의원이 ‘박세일 이사장 주도의 신당 만들기는 좀 역부족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 흔들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한 것에 대해 “그렇다”고 동의를 표시했다.

특히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 비판적인 얘기를 많이 쏟아냈는데, 이에 대해 친박진영의 유승민 최고위원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주도 했던 청와대 인사들이 요즘 김문수, 정몽준, 박세일, 정운찬 이런 사람들을 한데 묶어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있다’며 이른바 ‘기획설’을 언급한 것에 대해 고 박사는 “그런 종류의 기획설이나 음모설이 지금 정치권에 여기 저기 다양한 형태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 저도 들었는데, 여기에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만에 하나라도 어떤 기획이나 어떤 음모에 청와대가 개입됐다는 사실이 확인이 되는 순간 청와대가 매우 곤란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 한두 명이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할 순 있겠지만 이게 대통령한테 보고되거나 그랬을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고 박사는 또 “기획설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박근혜 전 대표가 예전보다 위력이 반감했다, 이런 것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지금의 박근혜 전 대표로는 어쨌든 안정적으로 대선국면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생각들은 친박계도 하는 거다. 그러니까 이런 위기의식을 어떻게 한나라당의 혁신과 쇄신으로 연계시킬 것이냐 또는 박근혜 전 대표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쪽으로 수렴해갈 것이냐, 논의는 그쪽으로 모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 박사는 한나라당 친박계 내부에서도 신당 창당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좀 앞서가는 것 같다”며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사실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여러 차례 구하면서 이미 한나라당을 박근혜 당으로 만들어온 7, 8년 가까운 역사가 있다. 이걸 그냥 다 포기하고 다시 박근혜 신당을 만들러 황야로 나가는 것인데, 이런 무모한 선택을 해야 될 이유가 현재로선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칫 소설수준에서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얘기들은 왜 나오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고 박사는 “그만큼 한나라당이 지금 위기가 깊다는 뜻”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지금 한나라당 내부에 쇄신논의가 계속 되고 있지만, 아무리 뜯어고쳐도 낡은 한나라당의 옷이 완전히 새로워지는 건 아니지 않겠느냐, 이런 문제의식들이 있는 거다. 또 정책적 차별화를 아무리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3년 반 동안 이명박 깃발을 달고 여기까지 항해를 했는데, 이명박 깃발을 내리고 박근혜 깃발을 올린다고 해서 이것을 새로운 배로 봐주겠느냐”며 “이런 문제의식을 친박계에서 일부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국민들한테 다가가려면 박근혜 신당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제안을 하고 있다는 뜻인데, 그러나 그건 보수신당 만큼이나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나라당 쇄신 문제에 대해 “쇄신을 정말 제대로 했느냐는 것은 총선후보를 과연 몇%나 바꿨나 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공천혁명의 폭으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중에서 여의도연구소 문건에서 나온 대로 정말 고령의원들이 20명 가까이 불출마 선언을 한다든지 해서 2004년 사례처럼 결과적으로 40% 이상의 공천물갈이를 해낼 수만 있다면 ‘상당히 바꾸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국민들이 평가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소 40%, 또는 50%까지 물갈이를 할 수만 있다면 총선 승리도 내다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고 박사는 홍준표 대표가 이번 주에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쇄신 문제를 논의한다고 한 것에 대해 “홍준표 대표부터 쇄신대상 아니냐. 또 이명박 대통령도 당으로부터 국민들에게 공개사과를 하라고 요구 받고 있는 분”이라면서 “두 분이 만나서 쇄신 주체로서 논의한다는 자체가 지금 상황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