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위기 한나라, 계파별 해법 중구난방

박규태 / / 기사승인 : 2011-12-08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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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의원 “탈당 고민 서너명...당해체- 재창당해야”
이한구 의원 “민주당 따라하자는 것...동의할 수 없다”

김성식 의원 “재창당 요구는 자기 기득권 중심 생각”

[시민일보] 한미 FTA 날치기에 이어 ‘디도스 폭탄’을 맞은 한나라당이 좌초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현재의 난국을 극복하는 방안을 놓고 친이-친박-쇄신파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친이계 원희룡 의원은 “당해체- 재창당을 해야 한다”며 “당내에서 탈당을 심각하는 고민하는 의원들이 서너명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특히 그는 당의 분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변, 총선 이전에 한나라당의 분당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재창당 요구에 대해 “민주당을 따라 하자는 것인데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먼저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됐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며 재창당을 요구하는 수도권 친이계의 자성을 촉구했다.

신당론을 가장 먼저 제기한 쇄신파 권영진 의원도 “해체 후에 새로운 당을 만들자든지 아니면 리모델링 하자든지 이 부분들도 자기 기득권 중심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라며 당해체 후 재창당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이계= 한나라당 친이계 원희룡 의원은 8일 "한나라당을 철저히 해체해야 한다"고 거듭 당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전날 유승민, 남경필 최고위원과 함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라든지 아니면 현역의원들이 공천과 기득권에 집착을 하면서 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당내에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진작부터 동반사퇴를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 해체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단순히 당명을 바꾼다든지 몇몇 사람 인물을 수혈을 해 온다든지, 아니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선다든지 이렇게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잘못된 정치의 가치관과 정당문화 그리고 여기에 안주해 온 인물, 이 모든 것을 처절하게 반성하고 그것을 부정하는 틀 위에서 새롭게 틀을 짜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홍준표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면서 “재창당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당쇄신 방안에 대해서 1차적인 토론이 있었는데, 당사를 없애는 거라든지 공천에 대한 문제를 주로 얘기했지, 재창당의 복안이라거나 아니면 실질적인 쇄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지금 박근혜 전 대표가 홍준표 대표를 연명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하는지 몰라도 전혀 사태파악조차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원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홍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이 더 많았고, 그래서 홍대표가 재신임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169명 중에서 어제 20명이 발언했고 그 중에 18명이 ‘홍준표 대표를 흔들지 말라’ 건의를 하면서 사퇴한 최고위원들을 몰았다. 의원총회가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의결기구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선출직 5명 중에 나경원은 나오지도 않고 있고, 3명이 사퇴를 해서 훙준표 혼자 남았는데 그게 소수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홍준표 대표 측근들이나 영남의 소위 친박 일부 의원들이 나와서 최고위원들을 야단치면서 하는 그런 재신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금의 박근혜, 변화하지 않는 박근혜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는)지금까지 소위 친박 측근들 몇몇에 둘러싸인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왔고, 국정현안이나 민심이반의 소용돌이에 대해서 매우 수동적이었다. 안철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현상변화도 있으면 안 된다는 대세론에 안주하는 흐름을 보여왔다”며 “그런 면에서 지금의 모습으로는 박근혜가 아니라 박정희가 나서도 안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도 아니고, 박 전 대표도 아니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변화한 박근혜라야 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어떻게 변화를 해야 된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는 “국민적 갈등현안에 대해서 바로 정면으로 뛰어들어서 국민들의 마음을 가닥을 잡아나가는 것,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설정과 국정책임, 적과의 동침도 가능한 대통합의 정치, 이런 점들에 대해서 정치 지도자로서 큼직큼직한 광폭의 행보를 보여줘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내 계파는 당연히 해체하고 한나라당 내의 적대세력까지 다 끌어안아야 되고, 진보세력의 요구까지도 다 끌어안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특히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분들은 ‘난파선에서 혼자 살려고 뛰어내리는 것이냐’라는 비아냥거리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이 분들은 자기들을 희생의 불씨로 던진다는 각오이지 자기 혼자 살리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심각하게 (탈당을)고민하는 분들이 서너 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당의 분화 가능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절대로 이 사태를 간단하게 보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 전날 세 명의 최고위원이 집단사퇴한 것에 대해 “디도스 사태 때문에 충격이 상당히 큰 것 같다. 최고위원들 세 사람이 물러나겠다고 한 것은 굉장한 책임의식이 발로된 것”이라면서도 “다만 디도스 사건이 확실하게 규명이 안 되어 있는데, 너무 성급한 반응을 보인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사퇴를 한 것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과의 교감여부에 대해 “교감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당내 일각의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의원들이 원하는 바인 것 같다”며 “공천도 잘 해야 되고, 당 쇄신도 잘해야 되지만, 역시 국민들에게 신망 있는 사람이 앞장서서 나서줘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데, 현 당 지도부가 그런 정도의 준비는 안 되어 있다는 생각들이 많은 것 같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당내 친박계 일각에서 ‘박근혜의 등판을 좀 늦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금 그렇게 여유부릴 처지는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원희룡 의원 등 친이계에서 재창당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조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 식으로 하자는 거 아니냐, 민주당을 따라가자는 내용인데, 민주당은 원체 허물어져 버렸으니까, 과거 열린우리당 세력들하고 다시 손잡는 것이 세 불리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의 경우는 당 바깥에 있는 우파 세력 중에서 훌륭한 분들을 많이 모셔오는 것은 필요하지만, 당이 중심이 돼서 쇄신을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재창당 수준까지 혁신하자는 수도권 친이계 주장에 대해서 동의를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먼저 해야 될 것이, 한나라당이 왜 이 지경까지 왔느냐, 국민들한테 왜 이렇게 외면당했느냐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거기에 대한 반성, 또 거기에 대해서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는 모습, 이런 것이 같이 보여져야 되는데 그런 것은 안 하고, 간판만 갈자, 이렇게 해가지고는 일이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진정성이 보여 지지 않는다.

민주당도 지금 진정성이 안 보이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발언, 즉 ‘이명박 대통령, 이상득, 이재오 의원도 책임이 있고, 뒷짐만 진 박근혜 전 대표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앞의 부분은 다 맞는 것 같은데,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는 그럴 수가 없었다”며 “내내 이명박 정부한테 박해 받는 그런 입장이었는데, 어떻게 했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쇄신파= 초선의원모임인 민본21소속으로 당내에서 제일 먼저 신당론을 제기한 쇄신파 권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난 5일 저녁에 권영진 의원을 비롯해서 남경필, 정두언, 김성식, 구상찬 의원 등 쇄신파 의원 10여 명이 모여서 당 쇄신방안을 논의했다, 이때 일부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것이 보도된 내용이다.

혹시 확인해주실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줄음에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가운데서 탈당을 불사하고라도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당의 씨앗을 틔워야 된다, 이런 얘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 ‘이미 신당론을 제기하신 바가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선 탈당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탈당보다는 당내에서 그동안 함께 해왔던 동지들과 새로운 당을, 당 내로부터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재창당을 말씀하시는 거냐’는 거듭된 질문에 “재창당하고는 조금 다르다”며 “탈당 이후에 새롭게 만드는 당도 신당이지만 한나라당 스스로가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것도 새로운 신당이라고 보고, 탈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동지들끼리 당분간은 탈당 얘기는 하지 말자고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탈당에 대해선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탈당설이 돌고 있는 의원이 김성식 의원이다. 며칠째 기자접촉도 안 한다, 이런 얘기도 들려오고 있고, 홍정욱, 정태근 의원도 불출마설이 잠깐 돌았다, 역시 말씀하시기 곤란하느냐’는 물음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탈당과 불출마를 고민하는 그분들은 초선으로서 그 고뇌를 우리가 이해하면서 바라볼 때 한나라당의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며 “우리가 이런 현재와 같은 정치를 하기 위해서 당에 들어오고 또 국회의원이 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친이계의 재창당 요구에 대해 “해체 후에 새로운 당을 만들자든지 아니면 리모델링 하자든지 이 부분들도 자기 기득권 중심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한나라당의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신당창당의 주체는 누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한나라당 사람들과 그리고 지금 정당으로는 정말 안 되겠다, 지긋지긋하다라고 생각하는 당밖에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많은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나가야 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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