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MB정부 실정의 부담을 한나라당이 다 떠안고 가면서 쇄신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당 안팎에서 방해하는 세력도 많다, 박근혜는 대선 후보로 크게 손해 보면서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가 공식출범하는 19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해 “그런 분들은 비대위 참여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위기 극복에 협력하는 자세 여부가 중요하다”며 “당내를 화합만 시킬 수 있으면 아무 일이나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비대위 역할에 대해 “우선 당내 불신이나 갈등, 이것을 해소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 또 하나는 국민과의 괴리감이 상당히 커서 우리 당을 국민 속으로 빨리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아주 획기적인 정책 제시 같은 것이 필요할 것 같고, 특히 20대-40대 사이 유권자들에 대한 패배주의, 이것이 빨리 없어지도록 하는 일,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최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화려한 생일잔치를 기다리는 철부지 처녀’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김문수 지사가 ‘박근혜와 외부인사가 공동의장을 맡아 당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하는 등 박근혜 체제 출범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여권 내부의 움직임에 대해 “지금 비대위원장 하는 게 권력을 잡은 것으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박 전 대표는 이걸 봉사하는 기회로 생각한고 있다”며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제가 사실은 초기에 이 대통령 정책 잘못한다고 비판을 많이 한 사람이다. 그 때는 잘 하라고 그런 거다. 그런데 지금은 했던 일 잘 수습하는 게 중요한 단계에 와있다. 여기다 대고 자꾸 비판만 해갖고는 국민들한테 도움 될 게 없다”며 “이 대통령의 정책이 잘 되도록 했으면 좋겠고, 안 되면 그거는 무시하고 우리끼리라도 여당 내부에서 잘 되도록 그렇게 가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대통령 탈당론에 대해 “인간적으로 굉장한 배신감을 느끼겠으나 잘못한 것이 드러나면 비판하는 사람은 또 늘어나는 면도 있다. 그런 정도는 대통령이 되면 감수해야지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대통령이 원체 인기가 없으니까 인기 없는 사람하고는 인연 끊으면 도움이 되는 듯한 그런 식의 접근은 너무 속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해진 의원도 “이 대통령 탈당이 만병통치는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이날 YTN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통령 탈당론에 대해 “역대 대통령 마다 탈당했지만 한 번도 그게 성공했거나 기대했던 성과가 나타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취임하실 때부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임기 말에 탈당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누차 말씀하셨고, 지금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체제 출범과 관련, 정몽준-이재오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실질적 지도자들이 다 지도부에 들어가 통합 체제를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