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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비대위 인선을 완료했다.
일단 비대위 구성에 박 위원장의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환영이다.
앞서 필자는 지난 15일 <박근혜 선장, ‘한나라호’ 출범>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박 위원장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순간, 한나라당은 ‘이명박 당’이 아니라 ‘박근혜 당’이 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존경을 받는 외부 인사를 대폭 영입하는 방안을 긍정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내부 인사의 경우에는 “계파 구분 없이 오직 개개인의 능력과 (쇄신)성향만 보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 했다.
그런데 이날 박근혜 비대위 인적 구성을 보면, 이런 요건들은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총 11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6명을 외부인사로 구성했다.
영입된 외부인사는 김종인 전 경제수석과 조동성 교수, 이상돈 중앙대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로, 이들 모두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없는 훌륭한 인물들이다.
당내 인사의 경우에도 당연직 비대위원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외에 '민본21' 소속 쇄신파 초선의원인 김세연, 주광덕 의원 등 친이-친박 계파를 초월한 쇄신파 의원을 선임했다.
이 정도면 비대위 인적 구성은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한나라당이 잘못을 하고, 그로 인해 국민의 분노가 솟구치더라도 그 화살이 직접적으로 박 위원장을 향하지는 않았었다.
실제 그동안 한나라당이 ‘MB, 거수기’ 노릇을 하는 등 무수히 많은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동안 한나라당은 주류 친이계가 당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박 위원장의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이었고, 실제 그가 당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리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늘부터 ‘박근혜 호’가 공식 출범하는 만큼, 한나라당이 잘못할 경우 그에 따른 비난은 고스란히 박 위원장의 몫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잘 해야만 한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우선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이른바 ‘MB 노믹스’ 정책을 버리고,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특히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국민들은 남북 긴장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한반도 평화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의 상품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시스템’ 구축을 위한 논의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필요하다면, 아니 국민들에게 한나라당이 변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당명 개정은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당명개정은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도로 한나라당’, 즉 ‘도로 MB당’이 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중하게 탈당을 권유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단순히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모색하자는 차원이 아니다. ‘국민에게 보여 주기 위한 쇼’가 아니라는 말이다.
MB 정책과의 차별화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대통령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탈당은 사실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야당에서 박근혜 비대위 구성에 대해 “콘텐츠가 없는 이미지 쇄신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박근혜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보여주길 바란다. 지금 온 국민은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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