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 사면초가

박규태 / / 기사승인 : 2012-01-18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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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수사 적극협조” 압박
민주당 의원들 ‘사퇴 촉구결의안’ 제출
[시민일보]박희태 국회의장이 여야 각 정당의 의장직 사퇴요구를 일축함에 따라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 7·3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당시 원내·외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해외출장 후 1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거듭 "모르는 얘기"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그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소정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회의장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박희태 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조속히 사건의 실체가 규명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황영철 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이 박 의장의 '의장직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한데 대해서도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이 부분은 국회 문제이니 만큼, 여야 원내대표들이 만나 이 문제를 조속히 현명하게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지금 박 의장이 한나라당 소속도 아니고, 우리 당은 이미 의장직을 사퇴하시라고 발표했다"며 압박을 했다.

권영세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박 의장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비대위의 입장”이라며 “박 의장의 경륜에 맞는 조속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사실상 박 의장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에서는 이윤석, 안규백, 김유정 의원이 이날 오전 11시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연루된 박희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윤석 의원은 “제18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의 사퇴결의안을 제출하게 되어 유감스럽다”며 “그러나 박희태 의장은 헌정사상 초유로 현직 입법부 수장으로서 부정한 정치자금 살포 사건에 연루된데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자체를 뿌리 채 뒤흔든 중대 범죄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테러 사건에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가 공모한 것이 검찰 수사에 의해 밝혀지는 등 국회의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결의안 제출 배경을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은 “박희태 의장은 검찰에만 사건을 맡길게 아니라 이제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더구나 법무장관까지 지내신 분이므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1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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