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항마 손수조?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2-02-19 1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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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4.11 총선을 앞두고 27세 젊은 여성 예비후보가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로 이번에 부산 사상구에서 새누리당에 공천신청한 손수조 예비후다.

사실 부산 사상구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출마 선언 후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 그래서 한 때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었다.

그런 곳에 정치와 관련된 이력이 전혀 없는 젊은 여성이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 고문에게 겁 없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실제 그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꼭 겨뤄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 ‘젊은 객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어쩌면 손다르크의 돌풍도 가능할지 모른다’며 잔뜩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사상구 ‘토박이’로서 덕포여자중학교와 주례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을 지낸 그가 문재인 후보를 향해 "문 후보가 부산과 깊은 '인연'이 있다는 건 잘 알지만, '연고'는 조금 다르다"며 "꼭 문 후보가 아니라도 다른 지역에서 살다 온 사람이 갑자기 이 지역을 대표한다고 출마하는 것은 당연히 반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지역민 눈높이’에 맞는 선거 전략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의 ‘정치실험’도 참신하다.

그는 “그동안 월급을 모은 3000만원으로 총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총선 출마 후보들이 선관위에 신고한 평균 선거비용은 1억200만원이다. 손 후보는 그 공식 선거비용의 3분의 1 이하만 쓰겠다는 것.

그는 "초년 직장인 1년 연봉 정도면 총선출마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자니 선거판의 단골메뉴인 ‘식비대납’이나 ‘돈봉투’ 같은 것은 아예 꿈도 못 꾼다. 인건비가 없어 남동생이 그의 수행비서·운전기사·사진사 역할을 도맡아 하기도 한다.

물론 단 한명의 선거운동원도 채용하지 않았다. 대신 매일 한 동네씩, 모든 상가를 직접 돌아다니겠다는 목표 아래 발품을 팔고 있다. 그렇게 해서 하루에 적게는 5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의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처럼 그의 손에는 항상 ‘수첩’이 들려 있다.

주민들을 만난 대마다 직접 그들의 소리를 적어 넣기 위함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어느새 ‘사상구의 딸내미’, ‘희망처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손수조와 문재인의 명승부를 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정치신인들에게 턱없이 높은 공천관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정치 신인'을 등용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지만, 그것이 현실로 이뤄진 경우는 별로 없다.

다만 이번에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쇄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그의 공천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다.

만일 그가 공천을 받게 된다면 "제 최종 목표는 상대 후보(문재인)를 꺾고 본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그의 뜻이 이뤄질지도 모른다.

그의 승리는 이른바 ‘저주 받은 88만원세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것이고, 그것으로 새누리당의 공천 실험, 손수조의 정치실험도 성공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설사 그가 패하더라도 새누리당은 단지 한 석을 잃은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손해 보는 공천이 아니다.

특히 여성우대, 정치신인 우대라는 새누리당의 공천 방침에 비추어 볼 때도 그야말로 적합한 후보가 아니겠는가.

현재 부산 사상구에는 김대식 권익위 부위원장 등 4명의 예비후보들이 새누리당 공천을 향해 뛰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권철현 전 주일대사, 설동근 전 교과부차관 등의 전략 공천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결코 그들은 해법이 아니다.

모쪼록 새누리당의 현명한 공천을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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