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박원순, 진실은 무엇인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2-02-20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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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일부 인사들에게는 ‘저승사자’처럼 비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성희롱 발언으로 인해 새누리당으로부터 출당조치 당한 강 의원에 대해서는 비호감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그의 공적 활동까지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공(公)은 공이고 사(私)는 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강 의원은 최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그런데 이빨 빠진 칼날이 아니라, 아주 날이 선 매서운 칼날이다.


즉 막연한 의혹제기가 아니라 상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칼을 맞는 사람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선 강 의원은 문재인 고문을 겨냥해 "문재인은 저축은행사건이 최대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대체 강 의원은 무엇을 근거로 ‘저축은행 사건’이 문 고문의 약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강 의원은 지난 19일 트위터에 "(문재인)최측근인 정윤재, 저축은행에서 1억 받고 구속. 문재인법무법인 부산저축은행서 수임료 60억받았다"고 주장했다.


물론 문재인 고문의 최측근인 정윤재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은 최근 파랑새저축은행에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된 상태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정말 강 의원의 주장처럼 문재인 법무법인이 부산저축은행에서 막대한 수임료를 받았을까?


만일 6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임료를 챙겼다면, 문재인 고문은 결코 도덕성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문 고문은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였고, 그로 인해 부산저축 은행은 각종 문제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고, 결국 그것이 나중에 부실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 시장의 아들이 징병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을 때 제출했던 MRI 사진이 바꿔치기 됐다며 MRI 사진 130장을 추가 공개했다.


이에 대해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20일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을 앞두고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강 의원의 정치적인 의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 대해 대응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밝혔지만 파문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나영이(가명)'에게 인공항문을 달아준 한석주 교수는 19일 감사원 자유토론방에 "현재 강 의원이 주장하는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던 중 강 의원이 제시한 병무청에 제출한 MRI사진을 보고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박 시장 아들의 것으로 병무청에 제출됐다는 MRI는 등의 피하지방층 두께로 보아 상당한 비만체의 사진"이라며 "이는 박 시장 아들과 같은 체격에서는 나오기 불가능하다. MRI가 바꿔치기 된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감사원 자유토론방에는 박 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글이 19일에만 200여건 올라왔으며 서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이날 하루 100여건이나 게재됐다.


물론 아직은 문재인 고문이나 박원순 시장이나 모두 의혹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문 고문과 박 시장 모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고, 그 후유증이 4.11 총선에서 ‘야권 심판론’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상승세를 타던 민주당이 어쩌면 한 사람의 ‘저승사자’ 때문에 발목이 잡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참 우습다.


사실 이번 4.11 총선과정에서 민주당은 도덕성 면에서 새누리당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 민주당 공천신청자 가운데는 불법ㆍ비리 전력을 가진 후보들이 적지 않다. 민주당이 공심위의 판단에 따라 불법비리 전력 후보들에 대해서도 구제 여지를 남겨두도록 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그런 후보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천에서 제외시키기로 한 것과 확실히 비교되는 대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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