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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4.11 총선을 앞두고 순풍에 돛단 듯 순항하던 민주통합당이 민심의 역풍을 만났다.
그동안 민주당 등 야당은 각종 선거 때마다 이른바 ‘반(反) MB(이명박)’ 정서에 따른 반사이득을 챙겨왔다.
실제 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물론, 이후 10.26 재보궐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여당을 누르고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지난 2009년 6월부터는 제1 야당인 민주당 지지율이 여당을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다.
이후 양당 지지율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각종 악재로 인해 양당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른바 ‘전대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안병용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에 대해 검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난 1월 13일, 그 즈음(1월 9일~ 13일)에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34.7%인 반면, 한나라당은 30%대 마저 유지하지 못한 채 29.6%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1.15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대표가 선출된 직후(1월 16일~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9.7%로 40%대에 육박한 반면, 한나라당 29.1%로 더욱 떨어졌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무려 10%를 넘어선 것이다.
이때만 해도 여당은 이제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한미 FTA 문제를 놓고 말 바꾸기를 하는가하면,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 보다 도덕성 면에서 뒤쳐진다는 소리가 나오면서 상황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실제 리얼미터가 지난 6일~1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35.8%, 새누리당 33.9%로 그 격차는 1.9%p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양당 지지율이 드디어 역전되고 말았다.
실제 27일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의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이 38.2%로 민주당(32.9%)을 앞질렀다.
단순히 정당 지지율에서만 앞선 게 아니었다.
새누리당은 정당혁신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민주통합당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총선 후보 공천 등 정당혁신 노력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중 어느 쪽이 더 신뢰가 가느냐'는 질문에
무려 47.3%가 새누리당을 택한 반면 민주당은 38.5%에 그쳤다.
물론 총선 쟁점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응답이 49.2%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에 반해 '야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답은 29.2%로 월등히 낮았다.
이에 반해 '야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답은 29.2%로 월등히 낮았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비록 MB 정권에 대한 심판의 의지가 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 바꾸기를 하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
사실 그동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국민들로부터 ‘미운 털’이 박혀 있었다. 각종 선거에서 ‘MB 심판론’
이 먹혀들어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4.11 총선은 이미 각종 선거에서 심판 받은 ‘MB 심판론’을 되풀이하기 보다는 곧 이어 치르게 될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미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각종 새로운 정책들을 쏟아내기 보다는 여전히 ‘MB 심판론’을 답습하고 있을 뿐이다. 심지
어 최근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과는 무관한 ‘정수장학회’ 문제를 가지고, 박 위원장을 향해 무차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박 위원장은 이미 지난 2005년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아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따라서 박 위원장이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만일 그런 발언을 한다면, 그 자체
가 월권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민주당의 공세는 그래서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판단이다.
어쩌면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데에는 이런 잘못된 전략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모쪼록 민주당이 4.11 총선의 잘못된 전략으로 ‘민심 역풍’을 만나, 침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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