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DJ계 대반란 예고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2-03-01 1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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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지금 민주통합당에는 친노(親盧, 친 노무현)를 살리고, DJ계는 죽이는 공천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이는 최근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모 DJ계 인사의 발언이다.

실제 한광옥, 김덕규, 정균환, 이훈평 등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DJ계 인사들이 1일 회동을 갖고 '민주동우회'를 결성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우회 결성을 제안 한 사람은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다.

그는 "민주당이 김대중 정부를 계승한다면서 그 정신을 이은 인사들을 공천 배제한 것은 참을 수 없다"며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한다.

앞서 민주통합당에서 전략 공천지역으로 선정한 서울 노원갑과 종로, 세종시 등 6개 지역구의 총선 예비 후보들도 전날 서울 영등포 당사 앞에서 전략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물론 이들 역시 대부분 DJ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민주동우회가 결성되면 이들이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이미 수도권 공천에서 탈락한 안규백 의원(군포)과 이훈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천·의왕), 고광진 전 대한석유협회장(동대문을), 김영재 전 청와대 행정관(성동을), 임동순 전 서울시 의원(광진갑) 등의 DJ계 인사들도 가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실상 DJ계를 겨냥한 ‘호남 물갈이론’이 가시화될 경우, ‘민주동우회’가 지난 18대 총선 당시의 ‘친박연대’와 같은 파괴력을 지닌 정당으로 급부상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전날 '민주계 공천 학살' '친노 부활'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은 이런 우려 때문일 것이다.

사실 지금 민주당 공천은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을 장악하고 있던 친이계가 ‘친박 대학살 공천’을 하였던 것과 유사한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한명숙 대표 등 친노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서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해 왔던 DJ계 인사들은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갈이’를 명분으로 사실상 ‘DJ계 대학살’ 공천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호남 지역민심도 들끓고 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던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동안 줄곧 민주당을 지지했던 전북도민회는 4.11 총선을 앞두고, 호남 홀대론에 격분하여 새누리당 김석균 안산 상록갑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대통령 선거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지할 것이란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주동우회’가 결성되고, 호남에서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는 '무소속 연대설'이 현실로 이루어질 경우, 민주당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8대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는 ‘친박연대’가, 영남권에서는 ‘무소속 연대’가 각각 친박열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19대 총선에서는 ‘민주동우회’와 ‘무소속 연대’가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친 DJ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주요한 원인일지도 모른다.

실제 한 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무려 10%P 가량 앞섰던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역전 당하더니만, 이제는 거꾸로 새누리당보다 10%P 가량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고 보면, 왜 국민들이 MB 정권의 실정에도불구 민주당보다 새누리당을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는지 이해할만 하다.

지금 새누리당은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박재승 공심위원장의 엄격한 잣대’를 버리고, 오히려 한나라당이 행했던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이러고도 과반 의석을 꿈꾸고 있다면, 아서라.

경고하거니와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오히려 원내 1당 자리마저도 새누리당에게 내어줄 수밖에 없다.

이인영 최고위원이 "계파 야합, 지분 나누기, 친노 부활 등의 얘기에 대해 정확히 밝힐 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한명숙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계속해서 침묵한다면, 민주당은 4.11 총선에서 그 대가를 아주 혹독하게 치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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