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개인 사업을 하는 김재우씨(62)는 은행에 예금을 하러 갔다가 발길을 돌렸다.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다시 넣기 위해 시중은행 서너곳을 들렀지만 예금금리가 3%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저축은행을 찾았다가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저축은행이 부실 위험은 있지만 은행보다 이자를 많이 줘서 찾았는데 4%대 밖에 안됩니다. 은행에서 파는 특판 예금 금리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요. 주변에선 요즘같이 금리가 낮을 때는 은행보다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고 해서 고민입니다”
#2. 최근 이모씨(49)도 은행에 사업자금을 대출 받으러 갔다가 분통을 터트렸다. 언론에선 기준금리가 10개월째 제자리걸음이라고 했지만 정작 대출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직원은 “요즘 대출 경쟁이 심해서 함부로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다”면서도 “다음주에는 대출금리를 소폭 올릴 방침이어서 이번주에 대출 받는 것이 좋다”고 설득했다.
이씨는 “TV에선 예금금리 올리고 대출금리 내렸다고 하는데 정작 가보면 사실과 다르다”며 “3년 전에 대출을 받았는데 그 사이에 금리가 1~2%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이 시장 논리에 따라 이윤 추구에만 바쁜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준금리가 10개월째 연 3.25%에 머물고 있지만 금리 양극화는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2년 3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3.72%로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출 금리는 0.03%포인트 상승한 연 5.74%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오른 5.79%로 신규 대출 기업들의 부담이 확대됐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5.62%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2.02%포인트로 한 달 전보다 0.04%포인트 확대됐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1.92%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2.04%로 벌어졌다가 2월 1.98%로 좁혀졌다. 그러나 다시 3월 들어 금리 간격이 벌어졌다.
다만 3월말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3.05%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고, 총대출금리도 연 5.95%로 0.03%포인트 내렸다. 예대금리차는 2.90%포인트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축소됐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예금금리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그동안 고금리를 제공했던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마저도 예금을 맡기기에 마뜩치 않다는 이야기다.
3월 신규 취급액을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전월 대비 0.16%포인트 내린 연 4.54%였고, 신용협동조합의 예금금리도 한 달 만에 0.09%포인트 내린 4.50%로 집계됐다. 상호금융의 예금금리도 0.01%포인트 내린 4.28%로 나타났다.
한편 대출금리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각각 0.84%포인트, 0.01%포인트 내린 14.88%, 6.25%로 나타났다. 반면 신용협동조합의 대출금리는 한 달 만에 0.03%포인트 오른 7.2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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