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일병의 ‘朴風 수도권 상륙작전’

유은영 / / 기사승인 : 2012-05-07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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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지난 4.11 총선에서 박풍(朴風, 박근혜 바람)이 부산 경남에 이어 대구 경북을 강타하고, 충청권과 강원권까지 무서운 기세로 몰아쳤다.


그 결과 새누리당은 과반의석을 점유하는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당초 MB 정권 심판론에 의해 기껏해야 100석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대부분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조차 민주통합당이 원내 1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는가하면,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는 은근히 과반의석을 기대하는 분위기마저 팽배해 있었다.


하지만 박풍은 민주당의 그런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렇게 무서운 위력을 발휘한 박풍도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했다.


실제 새누리당은 경기도 52석 가운데 21석을, 서울 48석 가운데 16석만 차지했을 뿐이다.


그러자 정몽준 김문수 이재오 임태희 등 이른바 비박계 대권주자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박근혜 수도권 한계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취했다.


이들 비박계 대권주자들은 박 위원장을 공격하는 주요 포인트로 홍사덕 권영세 이성헌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서울에서 상당수 낙선하는 등 대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박 위원장이 한계를 보였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실제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한계를 보여 줬다"며 '박근혜 한계론'을 집중 부각시켰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지난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으로서 재집권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총선 득표율에서 젊은층과 수도권에서 많이 패배했는데 대선에선 투표율이 더 올라갈 것이므로 현재로선 어렵다"고 ‘수도권 한계론’을 지적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총선 결과에서 나타난 여러가지 한계, 이를테면 수도권·중도·젊은세대에 대한 한계를 노출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재오 의원 역시 수도권에서의 박근혜 한계론을 거론했다.


그들은 비록 의석수에 있어서는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에 밀렸지만, 정당 득표율은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에 앞섰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5.15 전당대회는 ‘수도권 한계론’을 무기로 삼으려는 비박계 대권주자들의 전략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실제 그들은 지금 김문수 도지사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기도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경기도 출신의 친이계 심재철, 원유철 의원이 당대표 경선에 나선 것이 그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


만일 친이계 인사인 그들, 특히 수도권 출신의 그들이 지도부에 입성하게 될 경우,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수도권 한계론’ 공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친박계 인사들이 경기도당위원장을 지낸 3선의 홍문종 당선자에게 출마를 강력히 요청했고, 그는 결국 등 떠밀리다시피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그래서 홍 당선자의 출마를 ‘박풍, 수도권 상륙작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일단 지난 5일 대의원 8934명을 대상으로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홍문종 당선자가 4위로 심재철 원유철 의원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결과를 볼 때에 경기도가 총선 결과와는 달리 친이계 독무대 지역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오는 15일 전당대회는 ‘박풍 수도권 상륙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나 수도권 최대 지역인 경기도에 ‘박근혜’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아니면 친이계의 집중포화를 맞고 홍문종 일병이 장렬하게 전사할지,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정말 궁금하다.


수도권, 특히 경기도는 박근혜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는 지역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오는 15일 전당대회 결과가 말해 줄 것 같다.


홍문종 일병의 ‘박풍 수도권 상륙작전’이 어떻게 막을 내릴지 그 결과가 몹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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