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이정희

유은영 / / 기사승인 : 2012-05-10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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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모두 한 정당을 이끌고 있는 여성 지도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박 위원장과 이 공동 대표는 그 그릇의 크기에서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경선문제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가 있다.


사실 이번 통합진보당에 투표부정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의심할 바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대표단과 비례대표 후보 전원이 자진사퇴를 하고,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만 한다.


그런데 지금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 내용을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서로 반박에 재반박하며 공방을 이어가는 등 이전투구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정희 공동대표 등 당권파의 과욕 때문이다.


실제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3주 버티기’에 들어갔다.


19대 국회가 시작되는 5월30일까지 비례대표 부정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2·3번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두 사람은 당선자 신분을 벗고 국회의원이 된다.


국회의원이 되면, 당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아무 것도 없다.


비례대표의 경우 자진하퇴하거나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당에서 출당하거나 제명조치 하더라도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정희 공동대표 등 당권파가 진상조사위의 ‘부실조사’ ‘표적조사’ 문제를 제기한 것은 시간 끌기 전략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당권파가 비례대표 당선자 거취 결정을 위해 ‘당원 총투표 실시’를 주장하는 것 역시 시간끌기용 ‘꼼수’라는 지적이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상태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유권자 뜻에 반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국민 대표로서의 정당성과 공신력을 갖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정희 공동대표 등 딩권파는 마땅히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만 한다. 그게 당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공동대표는 당보다도 ‘당권파’라는 계파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


그 결과는 아주 참혹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통합진보당은 지난 8일 불과 하룻만에 0.6%포인트 하락한 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도로 민노당' 지지율(합당 전 민주노동당 지지율)인 4.8%와 거의 근접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원내 제 3당으로 급부상한 통합진보당의 초라한 현주소다. 그로 인해 야권연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민주통합당 지지율까지 덩달아 추락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지금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은 45.9%로 지지율이 하루 사이에 1.8%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30.8%로 1.9%포인트나 떨어졌다.


박근혜 위원장이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디도스 공격'이 있었다.


당시 박 위원장은 디도스 공격에 대해 명확히 그 배후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즉각적으로 최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유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했다.


만일 그때 “우리가 한 일이라는 게 밝혀지지 않았다”거나 “최구식 의원이 주도한 것이라는 근거가 없지 않느냐”하고 항변했다면, 새누리당이 4월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에 대한 조치도 빨랐다.


만일 과반의석이라는 욕심 때문에 두 사람을 붙잡고 있었다면, 새누리당이 지금처럼 상승세를 타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정희 공동 대표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통합진보당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었고, 이웃사촌이 민주당마저 위기에 빠뜨리고 말았다.


반면 박근혜 위원장은 모든 것을 내려놓음으로서 새누리당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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