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경선, 친노-비노 팽팽

백희수 / / 기사승인 : 2012-05-22 1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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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부산경선서 1위 탈환...김한길, 호남서 재역전 노려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22일 현재 친노-비노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국면이다.


지난 20일 울산지역에서 실시한 첫 투표에서는 비노진영을 대표하는 김한길 후보가 선두를 달렸고, 전날 실시된 부산지역 순회투표에서는 친노진영의 대표주자격인 이해찬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면서 누계 득표수에서도 김한길 후보를 누르고 선두에 올랐다.


이 후보는 전날 1인2표 방식으로 실시된 대의원 투표 개표 결과 615명의 투표인 가운데 353표를 얻어 204표를 얻는데 그친 김한길 후보를 149표차로 눌렀다. 특히 이 후보는 울산, 부산 경선 누적 득표수에서도 401표를 획득, 307표를 얻은 김한길 후보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부산 경선 집계 결과 득표수는 이해찬, 김한길 후보에 이어 우상호(160표), 강기정(145표), 추미애(128표), 이종걸(115표), 조정식(93표), 문용식(32표) 후보 순이었으나 누적 득표 집계 결과 3위는 우상호(212표), 4위는 추미애(189표), 5위는 강기정 (185표), 6위는 이종걸(148표) 후보가 차지했다. 조정식(131표), 문용식(47표) 후보는 7,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후보간 격차는 94표에 불과해 김한길 후보가 이날 실시되는 호남지역 순회투표에서 재역전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부산이 친노 진영의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보다 이 후보와의 표차가 크지 않은 만큼 향후 경선에서 충분히 역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후보 측은 이번경선의 최대 쟁점인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대한 대의원들의 우려가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의 생각은 다르다.


비록 울산지역에서 뜻밖의 참패를 당했지만, 부산승리에 힘입어 누적 득표 1위로 부상한 것은 향후 경선전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것.


이에 따라 이 후보와 김한길 후보간의 신경전도 팽팽하다.


이 후보는 전날 합동연설에서 김한길 후보를 겨냥해 “2007년 2월 대선을 열달 앞두고 우리당 의원 23명의 집단탈당을 주도해 당을 분열시키고 연말 대선에서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김한길 후보는) 지금도 TV토론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저를 '오만과 독선’이라고 공격한다”며 “도대체 왜 노무현 대통령이 오만과 독선이냐. 대선을 앞두고 다시 당을 분열시키고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김한길 후보는 이날 YTN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내가 더 노무현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앞세워, 친노라는 파당을 만들어서 오만과 독선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 말하자면 밀실 담합으로 우리 당이 위기에 처하게 만든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이-박 연대’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해찬 후보가 자신을 향해 지난 대선을 앞두고 탈당했다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 “제가 탈당해서 한나라당에 갔다 온 것이 아니다. 그때 제가 당 밖에 있는 박상천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을 우리 편으로 함께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쪽에서는 반대했다. 또 열린 우리당이 호남당이 된다, 그분들은 전라도 세력이라고 했다. 저는 그런 구분이야말로 지역주의라고 생각했다. 그분들은 민주화를 위해 가장 많이 희생하고 고통당한 분들인데 왜 그분들을 왜 배제해야 하는가 해서, 탈당해서 박상천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과 합당을 하고 그분들을 다시 대통합 민주신당을 만드는데 합류 시켰다”며 “결과적으로 우리편이 하나가 되는데, 제가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탈당하고 역할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만약 이해찬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밀실 단합, 패권적 계파에 무릎을 꿇은 우리당에 대한 여론이 비판을 받을 것이고, 그 비판의 일부를 문재인 고문도 함께 나눠가져야 할 거다. 그리고 대선 예비후보 경선을 갖게 되면 끊임없이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높다”며 “김한길 후보가 대표가 되는 것이 문재인 고문에게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각종 언론이 ‘열린우리당 해체에 가장 먼저 깨고 나오신 분’으로 계속 보도를 하는 것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몸을 던져서 가장 앞섰던 사람이다. 저는 이민 갈 각오를 하고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앞장섰다. 재벌 후보에게 노무현을 팔아먹는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우리가 지면 나는 이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앞장서서 대통령을 만들어 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도 끝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후보는 “지금 대의원 선거가 조직선거지만 어느 조직에 속해있든 후보자들의 정견을 듣는 것은 기본이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굉장한 문제”라며 대표 경선 룰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우선 전국적으로 순회 경선을 하면서 지역별 득표수를 공개하고 있다, 울산의 투표 결과가 울산지역 당원들의 의견과 시민들의 의견이 더해진 그런 결과가 아니다. 정해진 대의원으로 뽑힌 몇 분의 정치적 의사인 것이다. 30% 의사가 반영되는 선거를 하고 있는 것인데. 그 30%에 해당하는 조직표만 지역별로 공개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결과적으로는 그래서 덕을 보시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선거 원칙, 공정성의 문제고, 이것은 우리 당으로 봐도 전례가 없고, 다른 나라에도 사례가 없는 아주 독특한 방식”이라고 답면했다.


이어 그는 “이번 경선 룰을 만드는 과정에도 저와 제 쪽을 대변해 줄 사람이 거기(경선룰 만드는 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당의 지도부를 형성하고 계시는 분이 선정한 룰이다. 그것이 공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대표 후보로 출마한 여덟 명의 후보 가운데 다섯 명이 문건으로 정리해서 당 지도부에 이미 제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강행처리된 것”이라며 “저는 이것이 확실히 불리한 룰이고, 현장에서도 여러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저는 끝까지 감수하고 가겠다, 왜냐하면 그래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고 그래도 저는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 방식을 놓고 또다시 잡음이 일고 있다.


전날 부산에서는 평일 저녁 도심에서 열린 대의원 투표가 이날 광주·전남에서는 대낮 농촌 지역에서 실시되기 때문이다.


즉 부산지역 경선은 직장인들의 참여가 가능한 오후 6시에 퇴근 이후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서 열린 반면, 호남지역 경선은 직장인들이 참여할 수 없는 근무시간대 인 오후 1시에 그것도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은 전남 화순의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린다. 대구·경북 지역은 오후 4시 30분, 경남과 제주, 세종시·충북은 각각 오후 2시에 열린다.


결과적으로 친노진영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에서만 특별히 저녁에 경선을 실시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측 관계자는 "대의원대회를 일부러 저녁시간에 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친노(親盧)세가 강한 부산 지역에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결국 이해찬 후보에게 도움을 준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호남경선을 광주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화순에서 여는 것은 비노 성향이 비교적 강한 호남 대의원들의 투표율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23일) 추모콘서트가 지난 20일 부산대에서 열린 직후 부산 경선을 잡은 것은 '노무현 효과'를 노린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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