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후보는 반드시 대답해야 한다.

이기명 / / 기사승인 : 2012-06-07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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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이기명 시사평론가) 변변치 못한 애비지만 자식들에게 어렸을 때 들려 준 말이 있다.

‘죽을 경우가 아니면 거짓말은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우선 마음이 편하다.’

자식들이 애비 말을 제대로 이행할 거라고 믿지는 않지만 기억은 할 것이라고 애써 믿는다. 나 역시 거짓말 하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쓰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거짓말 안 하는 것은 신의 몫이라는 생각도 한다.

보통 사람들이야 온갖 약점 다 지니고 산다. 살기 위해서 거짓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옳지 않은 일도 한다. 그러나 적어도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다르다. 지도자들은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만 부득이 거짓말을 했다고 해도 바로 사과를 해야 한다. 사과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오히려 점수를 따는 일이다.

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경선이 치열하고 토론 역시 열을 띄었다. 그 과정에서 별의 별 얘기가 다 나오는데 때로는 후보들이 곤혹스러운 질문들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경선 후보의 한 명인 문용식 후보가 김한길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이다. 그 얘기를 꺼내는 것은 역시 상당한 공감이 가기 때문이며 이는 민주당 당원이나 대의원뿐이 아니라 국민들도 모두 궁금하게 여기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1야당의 대표라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특히 이번 선출되는 민주당 당 대표는 새누리당과 정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자리다. 당 대표의 정직은 참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 대표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민주당을 믿고 대선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단 말인가. 때문에 당 대표 후보의 검증은 철저할수록 바람직한 일이다.

문용식 후보가 김한길 후보에게 한 질문.

“‘김한길 후보는 이명박 정권 4년 동안 정권과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솔직히 국민들 역시 보지 못했을 것이다.”

“김한길 후보께서 정계 은퇴했던 지난 4년 국민들은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4년 동안 김한길 후보가 불의한 이명박 정권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단 한 줄의 글도, 주장도, 행동도 보고 듣지 못했다.”

정체성 검증에 관련된 질문.

“김한길 후보는 과거 열린우리당 때도 실용노선을 내세워 당의 보수우경화를 주도했다. 참여정부 말기에는 당내 중도세력들을 이끌고 분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만들었다”.

“엊그제 백분토론에서는 ‘민주당이 좌클릭해서 총선패배 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찬성하셨다. 김 후보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중도정치노선에 대한 본인의 정치적 철학을 철회한 적이 없다” “본인의 중도노선을 철회할 용의는 없느냐”.

문용식 후보는 지난달에도 김한길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많은 사람들이 김한길 후보가 살아온 삶과 당의 진보적 정체성이 과연 일치하느냐?는 데 의문을 갖고 있다” “지난 4년동안 쌍용차 해고 노동자 22명이 자살했을 때 김 후보는 어디 있었느냐”.

김한길 후보가 곤혹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곤혹이 문제가 아니다. 문용식 후보의 김한길 후보 관련 질문은 모두가 궁금하게 여기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반드시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정직한 것 이상으로 설득력을 가진 것은 없다. 일시적으로 피해 갈 수 있어도 그것은 반드시 화가 되어 돌아온다.

이 칼럼속에 제시된 질문은 비단 문용식 후보의 질문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질문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김한길 후보의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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