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교회 교인들 "성추행 전병욱, 목사직 박탈해야"

이대우 기자 / / 기사승인 : 2012-06-28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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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삼일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교인 105명이 여신도 성추행 파문으로 물러난 전임 목사의 목사직 박탈을 요청하는 '면직청원서'를 장로회 평양 노회측에 제출한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삼일교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사임한 전병욱 목사는 최근 '홍대 새교회' 명칭의 새교회 개척을 준비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자 삼일교회 교인 105명은 이날 오전 10시 대한예수교 장로회 평양 노회(북한에서 피난을 온 목사들이 결성한 기독교 조직) 측에 전병욱 목사에 대한 ‘면직청원서 상소문’를 제출했다.

교인들은 면직 청원서에서 “삼일교회 전임 목사인 전병욱은 10여년에 걸친 심각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사임하였고 전별금으로 13억 이상의 돈을 받아갔다”며 “그러나 최근 삼일교회와 가까운 곳에 홍대새교회라는 명칭으로 개척을 공식화 하고 홈페이지까지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성범죄는 한 인간의 영혼을 말살하는 잔혹한 범죄이다. 성희롱 발언만 나와도 해당 국회의원이 사임을 해야 할 만큼 성범죄가 주는 사회적 파장은 매우 크다"면서 "세상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목회자가 구체적인 회개의 열매 없이 개척하였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기독교 역사에 치명적인 불명예를 안기는 사건"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목사의 직무와 자격에 대한 부분은 대한예수교 장로회 헌법에 너무나도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다”며 “전병욱 목사는 이러한 자격에 현격하게 미달할 뿐 만 아니라 향후 한국교회는 물론 일반 사회에까지 물의를 일으키는 지경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인들은 “전 목사는 헌법에 기록된 목회자로서 자격에 미달되기 때문에 즉시 면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 헌법에는 “목사 될 자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학식이 풍부하며 행실이 선량(善良)하고 신앙이 진실하며 교수에 능한 자가 할지니 모든 행위가 복음에 적합하여 범사에 존절함과 성결함을 나타낼 것이요, 자기 가정을 잘 다스리며 외인(外人)에게서도 칭찬을 받는 자로 연령은 만30세 이상자로 한다. 단, 군목과 선교사는 만27세 이상자로 한다(딤전 3:1∼7)”고 기록돼 있다.

또 교인들은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근안 씨를 목사직에서 면직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의 결정과 비교하면서 “다수의 성범죄를 저지른 전병욱을 아무런 제재 없이 2년 만에 개척하도록 이대로 수수방관하는 것은 신앙의 양심과 사회적 윤리의 잣대로 보아도 도무지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한편 청원서에는 전 목사의 성범죄 관련 요약 자료도 별도 첨부됐는데, 모두 8건의 목사 성추행 피해 사례가 적나라하게 수록돼 있다.

청원서에 공개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피해 자매 A= ▲선교지 방문 중 피해자의 바지 속에 손을 넣는다던가 가슴을 만지는 등의 행위(수차례) ▲'가슴이 작다' 는 등의 성희롱 발언 (수차례) ▲당회장실로 불러 옷을 모두 벗고 삽입을 시도 하였으나 피해자가 자신이 처녀임을 강조하자 피해자의 입안에 사정함.(1회) ▲자매가 너무 심각한 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MBC PD 에게 제보하여 이 사건을 계기로 전병욱 목사 사건이 세상에 알려 지게 됨.

◇피해 자매 B= ▲H 목사를 통해 안마와 지압 전문가인 피해자를 당회장실에서 만남, 피해자가 옷 위에서 지압을 하고 척추 교정을 위해 여러가지 요법을 가르치는 중에 웃옷을 모두 벗고 받겠다고 함 ▲피해자에게 '옷을 모두 벗고 다리를 높이 올린 모습을 보고 싶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시작함 ▲피해자 앞에서 반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마사지 해달라고 요구함 ▲피해자는 그 전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위의 A 자매 사례가 부각되자 정신을 차리고 해당 사항을 진술함.

◇피해자매 C= ▲주례를 부탁하러 전임목사에게 찾아가자 문을 잠그라고 함 ▲피해 자매에게 안아보라고 하여 피해자매는 아버지 같이 생각하고 순응함 ▲전임목사가 히프를 손으로 움켜 쥐며 ‘엉덩이가 쳐졌네’ 라고 발언함 ▲피해자매가 자리에 앉자 ‘가슴 만져도 되지’ 하며 가슴을 만지며 ‘가슴도 쳐졌네’라고 함 ▲결혼 이후에 찾아오면 야한 체위를 가르쳐 준다는 성희롱 발언을 함.

◇피해자매 D= 교회 자판기 앞에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지고 지나감.

◇피해 자매 E=피해자와 사진을 찍으면서 팔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짐.

◇피해자매 F= 주일 예배시 영상설교를 틀어놓고 강대상 옆 커튼 뒤 안 보이는 공간에서 전병욱 목사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 자매에게 성희롱 발언과 성추행을 시도.

◇피해 자매 G= 삼일교회 A 관 계단 근처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자매의 엉덩이를 손으로 직접 만짐.

◇피해자매 H= 삼일교회 직분자 딸의 상의 속으로 손을 넣어 추행함.

이대우 기자 ksykjd@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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