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MB’를 원치 않는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2-10-08 1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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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안철수 대선 후보가 설립한 안철수연구소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0년 10월 27일 안철수연구소의 백신프로그램 'V3 IS 8.0'을 8억1235만원에 수의계약으로 구입했다.


LH의 최근 3년 동안 소프트웨어 구입 현황을 살펴보면 48건은 경쟁입찰을 통해, 나머지 4건은 수의계약이었는데, 그 4건 가운데 안철수연구소 건이 포함된 것.


특히 안철수연구소의 백신프로그램 구매는 LH가 3년 동안 계약한 52건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의 거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조달청 구매시스템을 통해 공개입찰로 구입할 수 있었는데도 안철수연구소와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점에서 특혜 의혹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프로그램은 1년 단위로 구매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5년 치를 한데 묶어 계약한 것도 특혜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요인이다.


이 의원은 "기술진보가 빠른 시기에 1년 단위가 아닌 5년치의 계약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토부 산하기관 대부분이 1년 단위로 경쟁입찰을 통해 계약했고, 서울시와 행복청의 동일한 구매 건도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이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의혹은 이외에도 수두룩하다.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조원진 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감 자료요구에 따른 팩트(사실) 차원에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 대한 검증을 준비 중"이라며 "각각 20여건과 10여건의 의혹을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에 따르면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씨와 관련해 위장전입 6건의 의혹이 있고 다운계약서와 세금탈루와 관련한 의혹도 5~6건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 새로운 의혹 몇 가지를 포함해 총 20여건의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 의원은 안 후보의 재산에 대해 “정부와 권력밀착형 재산형성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안랩(전 안철수연구소)이 받은 R&D예산이 200억원 정도"라며 "거기에다 공공기관에 보안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한 것까지 하면 이명박 정부에서 혜택을 받은 게 엄청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 간에 어떤 연계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 인터넷 상에서는 ‘안철수는 선한 얼굴의 이명박’이라는 글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어쩌면 LH가 안철수연구소에 특혜를 준 것도 그런 차원의 연장선일지 모르겠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실규명이 따라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런데도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검증에 대해 "흙탕물을 끼얹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검증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국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후보는 그가 누구든 검증을 외면하거나 회피하려해서는 안 된다. 후보에 대한 검증이 철저할수록 국민들은 더 훌륭한 후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안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만 해도 딱지아파트 거래, 다운계약서 작성, 논문 표절 논란,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 의혹, 군대생활 불성실 복무 논란 등등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안 후보는 이들 의혹들에 대해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해명해 주지 않고 있다. 이제 대선까지는 불과 72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그냥 이런 의혹들을 안고 선거에 임해야 하는 것인가.


사실이든 아니든 안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이런 의혹들에 대해 명백하게 해명하고, 진실을 밝혀 주기 바란다.


그래야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정치 쇄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고구마 줄기 후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나의 의혹을 들춰내면 또 다른 의혹이 고구마처럼 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부디 그런 모습은 닮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장담하건데 국민들은 ‘제 2의 MB 탄생’을 원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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