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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는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치열한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9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3자 구도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36.6%로 안철수 후보(29.6%), 문재인 후보(20.8%)보다 월등히 앞섰다.
그러나 안철수-박근혜 양자대결에선 안철수 후보가 48.6%의 지지율로 박근혜 후보 45.7%보다 2.9%p 앞섰고,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47.2%로 문재인 후보 46.0%보다 0.8%p 앞서는 등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단일후보 선호도에서 안철수 후보는 43.5%로 문재인 후보의 36.0%보다 7.5%p 앞섰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 5일과 8일 이틀간 전국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 역시 큰 틀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다.
실제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 안철수 대결은 44.4%대 48.1%, 박근혜 대 문재인 대결은 47.9%대 44.9%로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일보가 지난 5~6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자대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50.0%,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46.5%로 박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3.5%포인트 차로 앞섰다. 다만 박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51.8%, 문 후보 45.0%로 조사돼 오차범위를 벗어나긴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단일후보를 이룰 것이라고 전제한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사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고 구체적은 선언한 사실도 없다.
‘정권교체’가 목적이라면, 그게 정말 국민의 뜻일까?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재집권’이 아니라 ‘정권교체’로 본다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는가.
특히 민주당이 탄생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근혜 후보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우선 김 전 대통령은 박 후보에 대해 “동서화합의 적임자”라고 극찬했다.
실제 박 후보는 지난 2004년 8월 당 대표 시절 DJ를 만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겪었던 고초에 대해 사과하면서 DJ로부터 ‘동서화합의 적임자’라는 화답을 받은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걸음 더 나아가 박근혜 후보에게 연립정부를 제안했는가 하면,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에는 박 후보에게 통일부 장관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박 후보가 2002년 5월 평양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홀로 방북한 것 보니 소신도 있고 신선하기도 합디다. 그 정도면 대단히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이지 않나"라고 긍정평가 했다고 한다.
민주당 정권이 탄생시킨 두 전직 대통령이 이처럼 박 후보에 대해 호평을 했는데도, 두 전 직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하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박 후보를 누르기 위해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이다.
또 안철수 후보는 박 후보가 아닌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36.6%, 안철수 29.6%, 문재인 20.8%.
이게 현재의 민심이고, 국민의 여론이다.
이 같은 민심을 인위적으로 뒤집기 위해 누구와 누구가 서로 ‘짝 짓기’를 하는 게, 정말 정치쇄신이고, 정치개혁일까?
현재 3명의 후보가 모두 정치개혁과 쇄신을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안보에 있어서는 박 후보와 안후보가 서로 비슷하고, 경제에 있어서는 안 후보와 문 후보가 더 가까운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의 인위적인 ‘짝짓기’는 개혁도 아니고 쇄신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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