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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지난 해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부산 출신의 문재인 의원과 역시 부산을 지역기반으로 성장한 김무성 전 의원이 부산 영도구에서 맞대결을 펼친다면 누가 승리할까?
그 누구도 그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번 4.24 재보궐선거에서 두 거물급 정치인들이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재보선 선거전략을 담당하는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27일 오전 영등포중앙당사에서 취재진에게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 지원 방침을 설명하며 "전체 국회의원 127명을 반으로 나눠 선대위를 구성해 지원할 예정인데 그런 과정에서 영도 출신 문재인 후보나 청양 출신 이해찬 총리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논의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마디로 대선 패배 후 몸을 낮춰온 문재인 의원이 부산 영도구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형태로 정계 일선에 복귀할 것이란 뜻이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같은 날 한 방송에 출연, 문 의원의 부산 영도 선거 지원문제에 대해 “민주당의 당원이 민주당의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문 의원이)적극적으로 나설 때 상대당 후보가 누구라도 만만치 않은 선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상대가 비록 부산 지역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진 김무성 전 의원이라고 할지라도 한번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러면 문재인 의원의 생각은 어떨까?
이 같은 전략이 단순히 당 지도부의 구상에 불과한 것이라면 아이디어 차원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반면 문재인 의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 실제 김무성 의원과의 맞대결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문 의원은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비오 민주당 영도 지역위원장을 적극적으로 도울 의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문 의원이 아예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문재인 의원의 대리인 격인 김비오 민주당 위원장과 김무성 전 의원이 정치생명을 건 대격돌이 불가피해 지는 것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대선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역임한 김 전 의원의 정치적 중량감과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되는 PK 지역에서의 출마를 고려할 때 그의 낙승을 점치고 있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선거라는 게 예상했던 대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문재인 변수’라는 게 그리 만만한 것도 아니다.
문 의원은 부산 영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만큼, 나름대로 상당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는데다가 현재 그의 모친이 영도구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의 지원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 지난 2009년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그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당시 경기 수원갑 재선거에 출마한 이찬열 민주당 후보는 무명인사였다.
더구나 후보등록 직전까지만 해도 이 후보는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박찬숙 후보에 비해 무려 15% 이상 뒤쳐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져 나왔다.
따라서 그 누구도 이찬열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직접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그를 적극 지원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두 후보 간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지는가 싶더니, 금방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결국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다.
민주당은 내심 영도구에서도 그와 같은 기적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결에서 문재인 의원이 패배할 경우, 민주당 위상의 급격히 추락하면서 ‘안철수 신당’이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안철수 대항마’의 자리도 내놓아야만 한다.
반대로 김무성 전 의원이 패배한다면, 그는 ‘유력 차기당권주자’에서 하루아침에 ‘정치 낙오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래저래 부산 영도구의 국회의원 재선거는 문재인과 김무성이라는 두 거물급 정치인들의 사활을 건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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