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도 박수 칠 때는 박수쳐야 한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3-05-27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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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케 하는 사건이 최근 미국에서 발생했다.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미 연방의회 합동연설을 앞두고, 상하원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연설을 들을 수 있는 연방의사당 방청석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고 한다.
심지어 연설이 끝난 뒤에는 수많은 미국 의원들이 의사당에서 박 대통령과 단독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에드 로이스(Ed Royce) 미국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미국 정부가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사용하도록 요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친한파(pro-Korean) 의원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이는 미국 의회 내 친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Korea Caucus)가 대폭 확대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실제 지난 1992년 4월말 LA폭동 때, 한인 커뮤니티가 폭도들에게 폐허로 변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게 미국 정치인들이었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한국은 그저 변방의 자그마한 나라에 불과했고, 한인들 역시 비슷한 취급을 받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 방미 이후, 미국정치인들에게 이처럼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현재 미국 거주 한인의 수는 2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따라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표(票) 힘’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미국 정치인들에게 대한민국과 한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놀라운 변화를 설명하기는 부족해 보인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방미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미국을 방문한 일이 있었지만, 그때는 이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정치인들로 하여금 이토록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게 한 결정적 요인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체 박 대통령의 어떤 모습이 미국 정치인들로 하여금 기꺼이 친한파가 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일까?

이는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애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출범초 인사문제로 인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더구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추문’으로 국민의 가슴에 분노의 불을 지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을 재단할 수는 없다.

국민들 역시 필자와 같은 생각인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3일 나흘간 성인 1217명을 대상으로 주간 정례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대통령 지지도는 53%로 전주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에 부정 평가는 22%로 전주보다 5%포인트 줄어들었다. 보통은 8%, 의견유보는 17%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p, 응답률은 18%다.

또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 정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취임 13주차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대비 0.9%p 오른 54.0%를 기록했다.

반면,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5.6%로 전주대비 1.1%P 하락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국민들은 비록 박근혜 정부가 ‘인사 문제’와 ‘윤창중 성추문’ 사건으로 오점을 남기기는 했으나, 총체적으로 볼 때 ‘잘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의 평가가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느낌을 비우기 어렵다.

민주당은 27일 박근혜정부 출범 100일(다음달 4일)을 앞두고 박 대통령을 혹평했다.

실제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남북한 불통에 이어 국민 불통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는가하면, "인사난맥도 이어졌다. 윤창중 사태 등에 대해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며 남의 얘기하듯 하고 있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면 이렇게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얼마나 될까?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새누리당이 41%인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에 불과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역시 엇비슷했다. 새누리당이 43.6%이고 민주당은 그 절반 수준인 22.7%에 그쳤다.

비록 야당이라도 정부가 잘한 것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박수를 보내주고, 잘 못한 것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데 대한 국민의 반감이 여론조사 결가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 정치인들은 변했는데, 제 1야당은 여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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