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자문기구인 보도교양특별위원회(위원장 여상조)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북’이라고 칭한 시사평론가 이석우 전 평화방송 보도국장의 발언에 대해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JTBC <뉴스콘서트>는 지난달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앞두고 ‘노무현 4주기 친노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당시 이석우 전 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북으로 보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며 “저는 종북으로 보지 않는데 결과적으로는 종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전 국장은 “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여지는 없지는 않다. 북의 핵 개발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전 국장은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 소장이 ‘어떻게 전직 대통령을 종북주의로 만들 수 있냐’고 지적하자 “(저는)‘종북주의’라고 얘기를 안했다. 다만, 주의를 할 면이 있어야 된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석우 전 국장은 노 전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으려면 이런 부분을 조심했어야 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했을 뿐이다.

한 사람의 언론인으로서 판단할 때, 이석우 전 국장의 발언은 시사평론가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그런데, 이 전 국장은 이 발언 이후 고정출연하던 종편채널 JTBC, MBN과 뉴스채널YTN에서 중도하차해야만 했다.

실제 그는 지난달 24일 오후 6시경 JTBC 관계자로부터 출연이 정지되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뿐만 아니라, 고정출연 중이던 MBN 시사데이트 제작팀으로부터도 출연중단 통보를 받았다. YTN에서도 그는 프로그램 개편에 따른 것이라며 그의 중도하차 사실을 알려왔다고 한다.

대체 왜 그랬을까?

어쩌면 민주당의 압력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실제 당시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석우씨는 아무런 근거 없이 생방송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북을 이롭게 하면, 종북으로 규정될 수 있다’는 비상식적인 발언을 계속했다”며 “방송사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해당 프로그램에서 어떤 조치를 하는지 지켜보겠고, 시정조치가 없으면 미디어특위에서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 후, JTBC 측은 민주당 측에 사과하고 이 전 국장에 대한 출연정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민주당의 압력이 이석우 전 국장의 출연정지와 어던 형태로든 직간접으로 연결됐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보도교양특별위원회가 지난 4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 제27조(품위유지) 위반 여부를 논의한 결과, 6대 3으로 “문제없다”는 의견이 다수의견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없는 발언을 한 정치평론가가 민주당의 압력 때문에 억울하게 방송출연을 정지당한 것 아니겠는가.

필자는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같은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제1 야당이라는 막강한 정치권력을 가진 정당이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해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특정인의 출연을 배제시키도록 한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압력에 굴복해 이 전 국장의 방송출연을 중단한 방송사들도 문제다.

이제 보도교양특별위원회에서 ‘문제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만큼,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 전 국장에게 즉각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이 전국장의 출연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방송사들도 그의 방송복귀를 서둘러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할 정치평론가가 정당의 눈치를 보면서 평론을 해야 한다면, 그 평론이 과연 객관적이고 공정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의 정당한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 각 방송사들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나저나 이석우 전 국장은 보도교양특별위원회로부터 자신의 발언이 ‘문제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만큼, 박용진 대변인과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상대로 수억원 대 민사소송을 시작할 뜻을 밝히고 있는 마당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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