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들어 마이너스통장 한도 1兆 늘려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3-08-27 17: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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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증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오히려 대출 한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우리·농협·기업·외환·스탠다드차타드(SC) 등 6개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는 올해 7월 현재 50조4313억원으로 작년 말(49조6385억원)보다 9028억원(1.8%) 늘었다.


1년 전(48조8435)과 비교하면 1조6970억원(3.8%) 증가한 셈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해 7월말 39조3947억원에서 12월말 38조9376억원으로 늘었다가 올 7월에는 38조2926억원으로 낮아졌다.


실제 대출이 줄어들었음에도 은행권이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쓰도록 권유한 꼴이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서만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이 2647억원 늘었다고 밝혔지만 한도는 공개치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늘어난 대출 잔액 규모만큼 한도가 커졌다고 봐도 된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마이너스 대출한도는 그대로인데 반해 잔액은 올 초 8조9734억원에서 7월에는 8조2486억원으로 감소했다.


신한·국민은행과 나머지 9개 은행을 모두 합하면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는 100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대출액 자체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부동산 거래가 좋지않은 상황에서 경기호전이 더디자 미리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유동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고객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너스통장도 잠재 부채로 인식된다.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해졌을 때 언제든 인출이 가능해서다. 게다가 금리는 오히려 일반대출보다 높다.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채우지 않을 것을 예상해 일반대출금리에 0.3~1.0%포인트 수준의 가산금리를 붙이는 탓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한도 미사용수수료’까지 챙겨가고 있다.


전월세 대란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이 급증할 조짐인데다 한도가 큰 폭으로 늘어난 마이너스통장 대출까지 보태질 경우 가계부채 증가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날 은행·보험 등 금융권 담당자를 불러모아 가계부채 현황과 추진방향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980조원으로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4분기말 (963억8000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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