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간철수’ 별명은 오해 때문이라고?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3-10-17 16: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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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는 ‘간철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따라 다닌다. 이른바 '간을 보며 계산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이 별명은 안 의원의 애매모호한 화법과 행보로 인해 생긴 것이다.


실제 안 의원은 '대선 단일화'나 '신당 창당' 등 자신을 둘러싼 궁금증에 대해 오랜 시간 속 시원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는가하면, 그의 화법이 마치 선문답처럼 들릴 때가 많다.


그런데도 안 의원은 그 별명에 대해 아주 억울하다는 듯이 “오해”라고 항변하고 나섰다.


실제 그는 지난 5월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간철수’라는 별명에 대해 “제가 말이 앞서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오해도 받는다”며 "회사를 경영할 때도 그랬고 말보다 결과를 만들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쪽을 선호했다. 확실하지 않으면 이야기 하지 않는 편이어서 오해도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간이 가면 오해가 풀리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불과 몇 문장 되지도 않는 발언에 ‘오해’라는 단어를 연거푸 3차례나 사용한 것이다. 그만큼 억울하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정말 억울하기만 한 것일까? 안 의원 자신에게 문제는 없는 것일까?


세력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계획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보도 내용을 보면 오는 12월에 창당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내년 2~3월에 인사를 영입해 4월까지 6월 지방선거 공천을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은 이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신율 명지대 교수는 “12월에 창당 준비위원회를 발족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는 지방선거에서의 정치 세력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안 의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12월 창당준비위 발족설은 설득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안철수 의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는 안철수 의원의 습관이 언론 보도를 일단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비록 신 교수가 ‘간철수’라는 별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에는 애매모호한 안 의원의 태도를 비판하는 언중유골이 담겨 있다.


정군기 정치평론가는 보다 노골적이다.


그는 “안철수 의원의 특유의 '간철수'라는 별명도 있었다”며 “12월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부인했는데 본인만 모르는 것인지 본인이 부인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아냥거렸다.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도 "안철수 의원은 무슨 이슈가 언론에 발표될 때마다 사실과 다르다. 아직은 그만큼 진행된 것이 없다. 미리 성급하게 가지 말아 달라는 얘기를 제일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의 이런 행보에 대해 ‘안개정치’가 시작된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이제 안 의원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도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
이에 대해 신율 교수는 “안철수 의원이 요새 무슨 얘기를 하면 정치면 하단 기사에 조그맣게 나가는데 (반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독일에서 한 마디만 해도 정치면에서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룬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10월 둘째주 주간집계에 따르면,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이 44.1%, 안철수 신당이 22.5%, 민주당은 14.4%로 나타났다.


이는 1주일전 대비 새누리당은 0.2%p 상승했으며, 민주당은 변동이 없는 데 반해 안철수 신당은 0.6%p 하락한 수치로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과의 격차는 21.6%p로 크게 벌어졌다. 이어 통합진보당이 1.6%, 정의당이 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조사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2.2%p였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신율 교수도 “안철수 의원의 영향력이 자꾸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떨어진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안 의원은 ‘안개정치’에서 벗어나 보다 명쾌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구상을 국민에게 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은 모습을 지속할 경우 아무리 ‘오해’라고 외쳐도 국민들은 ‘간철수’라는 별명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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