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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 18일 “제2롯데월드 층수 조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LG전자 소속 헬기가 삼성동 아이파크에 충돌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국민의 관심은 서울 하늘의 마천루인 잠실 제2롯데월드로 집중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비행기가 건물에 부딪히는 일은 미국의 9.11테러처럼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줄만 알았다”면서 “헬기와 건물이 충돌해 건물이 무너지거나 금이 가는 일이 우리나라에도 발생하니 끔찍하고 두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 헬기 사고가 발생한 아이파크는 30층짜리 아파트에 불과하지만 제2롯데월드는 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123층으로 세계 6위의 초대형 건축물일 뿐 아니라 하루에도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성남공항 인접거리에 위치해 있다.
더구나 제2롯데월드와의 이격거리가 최대 1500m 밖에 되지 않는다. 최소 안전이격거리조차 확보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 일원인 이 최고위원이 “재검토” 필요성을 공식 언급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의 지적에 필자 역시 공감하는 바다.
사실 공군 성남비행장에서 불과 5.5㎞ 떨어져 있는 제2롯데월드는 인허가 단계부터 논란이 뜨거웠다.
지난 2011년 11월 성남비행장의 활주로를 3도가량 트는 조건으로 최종 건축허가가 났지만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군용기의 안전성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앞서 필자는 지난 2009년 1월7일 정부가 ‘제2롯데월드’ 초고층 건축 승인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을 때부터 이를 반대하는 칼럼을 지속적으로 게재해 온 바 있다.
왜냐 하면 지난 95년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사업에 대해 그동안 정부는 줄곧 ‘초고층 건물을 건립할 경우 비행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었는데, 2008년 9월 MB(이명박) 주재로 열린 제2차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확대를 위한 민관합동회의 뒤 갑자기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너무나 석연치 않고, 급작스럽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특히 그동안 조종사의 75%, 군관제사의 85%가 비행기 이착륙 과정에 건물과의 충돌위험이 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초고층 승인을 강행한 것이다.
물론 활주로를 3도 가량 변경하는 조치를 취하기는 했으나, 그것으로 과연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성남 공항의 동편 활주로를 3도 변경한다 하더라도 이는 최소 안전 이격거리인 장애물 회피기준 1852m를 확보할 수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만에 하나 제2롯데월드와 전투기가 충돌하기라도 한다면, 그 피해는 이번 아이파크 아파트와 헬기 충돌로 인한 피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날 것이다.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며, 어쩌면 지난 2001년 9.11테러로 붕괴된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 월드트레이드센터의 참사가 고스란히 재연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혜훈 최고위원의 지적처럼 충분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미 건축허가가 났다고는 하지만, 이명박 정부당시 충분한 검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확실한 안전 확보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현재 건축이 진행된 층수까지만 일시적으로 허용하고, 나머지 층수는 안전이 확보된 다음에 건축해도 늦지 않다.
오는 2016년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는 현재 공정률은 약 25%이며 중앙 골조 부분은 50층 정도 올라간 상태다.
그렇다면 일단 50층까지만 허용하고, 그 이상은 재검토 이후 123층을 승인해 주든지 아니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기업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안전, 국가의 안보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차제에 정부와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에 따른 안전대책은 물론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서울 하늘 길 전반에 대한 합리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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