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말 ‘대선病’ 환자인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3-12-02 15:25:3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2일 또 한마디 하고 나섰다.

문 의원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와의 오찬에서 자신의 최근 잇단 발언을 정치권이 ‘대선불복’으로 규정하는 게 못마땅하다는 듯 "지금 대선불복을 누가 말하나. 지금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불복, 불복'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에 대해 일종의 '콤플렉스'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데 대해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2017년 대선 관련해서 새누리당이 때 이르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대선) 콤플렉스가 아니냐”고 답변했다.

이 같은 문재인 의원의 발언을 지켜보노라면, 그는 여전히 제대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문 의원의 잇단 발언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은 새누리당 쪽만이 아니다. 전문가들도 문의원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으며, 민주당 일각에서도 문 의원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같은 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대선 재도전 가능성을 언급한 문재인 의원을 향해 “한마디로 당원들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LL(서해 북방한계선)대화록 문제부터 시작해 민주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장본인들이 아직 대선까지 4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선출마를 운운하는 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대선출마를 시사 하는 것이 귀책사유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이란 말이냐”고 쏘아붙였다.

또한 그는 "이 엄중한 위기상황에서 개인과 특정정파만의 이득을 위한 언행이 과연 정상적인 것이냐"며 "젯밥에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 대중의 뜻을 읽을 수 있겠냐"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이 꼴로 만든 사람들이 민주당을 살릴 방안은 모색하지 않고 자기들 살길만 찾는 형국”이라며 “한심하고 또 한심하다”고 혀를 찼다.

바른 말을 잘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이 붙은 조순형 전 의원도 지난 10월 문 의원이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며 사실상 대선불복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대선 당사자인 문재인 의원의 그런 공세가 민주당을 어렵게 한다”며 “공식적인 대선 불복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자신은 ‘대선불복’ 의사가 없다고 항변하지만 정작 입만 열면 ‘억울하다’는 식의 대선불복 성 발언을 일삼고 있으니, 그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민주당은 궤멸위기에 직면해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아직 창당도 안 된 이른바 ‘안철수신당’ 지지율의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달 25일에서 28일까지의 전국 1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2.8%포인트)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이 출현할 경우 새누리당은 35%, 안철수 신당 26%, 민주당이 11%로 나타났다.

더욱이 안철수 신당은 기존 민주당 지지층을 37%나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민주당의 지지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김한길 대표체제의 잘못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을 강경일변도 나가도록 떠미는 친노, 그 중에서도 문재인 의원의 잘못이 매우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민들이 ‘야권연대’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인 것은 안철수 의원이 문 의원과 손을 잡는 게 싫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실제 지난 2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 ‘독자행보를 펼쳐야 한다’는 응답이 54.5%인데 반해 ‘민주당 등 야당과 연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이게 민심이다.

물론 문 의원의 대선 재도전 발언은 아직 대선이 4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대권 자체가 목적이 아닐 수도 있다. 뜬금없는 시점에 그런 목소리를 낸 것은 어쩌면 내년 지방선거 때 지분을 챙기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은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이야 죽건 말건 친노 계파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것은 결국 민주당을 다시 친노가 장악하고, 자신이 그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략이라는 점에서 문 의원의 대선병은 정말 심각한 것 같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